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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되지 않은 갈등…비대위 집회 두고 갑론을박

발행날짜: 2017-10-16 05:00:53

조직력·집행부 참여 등 의견 분분 "전권 주지 않았나"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불신임안 등으로 벌어진 의료계 내부의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채 의견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처음으로 주최한 집회를 두고 조직력과 대표성에 대한 의견이 또 충돌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눠지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안산 단원의 김명연 의원실 앞에서 이필수 위원장을 비롯한 회원 일부와 가두 집회를 진행했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명연 의원실에 항의하고 안산시민들에게 해당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방편이다.

이 자리에는 주최측 추산 약 60명, 참여자 추산 약 30여명의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법안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위가 첫 발걸음으로 김명연 의원실 항의 집회를 진행했지만 이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의견은 분분하다.

집회의 목적은 좋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는 "비대위가 구성되자마자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좋았지만 모양새가 좋지 못했다"며 "의료계의 세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급하게 준비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비대위 주도라 해도 집행부의 도움을 얻어 보다 조직력있고 대표성 있는 집회를 기획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의협 회장이 빠진데다 불과 30~40명이 모여 목소리를 내서야 얼마나 영향력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내놓고 있다. 집회와 투쟁은 세를 보이는 가장 최후의 강력한 수단인 만큼 확실한 카드로 가져갔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의료계가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마치 일부 의사의 뜻처럼 보이기 십상이라는 비판이다.

A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집회를 할려면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 직역의사회에 도움을 얻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시간과 효과적인 장소를 조율하고 시작했어야 한다"며 "(집회)사진을 보고서야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불과 몇십명의 의사들이 피켓을 들어봐야 언론을 포함한 사회적 주목을 끌지 못한다"며 "이래서야 김명연 의원실에도 압박이 되겠느냐"고 털어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대위에 전권을 준 만큼 비대위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한계가 있더라도 우선적으로는 비대위의 계획과 움직임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며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B비대위원은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면은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얼마나 잘하나 보자'식의 비판적인 시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에 투쟁과 협상에 대한 전권을 준 이상 어떻게든 힘을 보태며 지지해야 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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