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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없는 인공신장실 만연…설치기준 필요"

발행날짜: 2018-05-17 12:00:56

대한신장학회, 환자 피해 우려 "자율적 인증평가 한계 있어"

우리나라에 투석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인공신장실에 대한 관리는 지나치게 허술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혈액투석 전문의사가 단 1명도 없는 인공신장실이 23.7%에 달할 만큼 관리가 되지 않아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대한신장학회 투석위원회 이영기 위원(한림의대)은 17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위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우리나라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혈액 투석 전문의사 비율은 73.1%에 불과하다"며 "이로 인해 투석 전문의가 1명도 없는 인공신장실도 23.7%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전의 한 인공신장실에서 C형 간염 집단 발병이 난 것처럼 말기 신부전 환자에 대한 처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투석환자의 요독성 뇌증 발생과 같은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인공신장실 설치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력과 시설, 운영에 대한 설치기준을 마련해 환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 신장학회가 서둘러 인증의 형태로 인공신장실 질 관리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위원은 "불법, 비윤리 인공신장실이 만연하면서 투석 환자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성실히 진료하는 회원 피해도 늘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증평가를 통한 자율적 질관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정화를 위한 학회의 노력"이라며 "또한 올바르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장학회는 이번 학회에서도 지난해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결과를 통해 76개 우수 인공신장실에 인증서를 수여했다.

지난 2009년 시범사업을 통해 시작된 인증평가가 이제 시일이 흐르면서 총 281개 기관이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을 획득한 상황.

하지만 우리나라에 약 1000개의 인공신장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갈길은 멀다.

이영기 위원은 "대국민 홍보를 통해 투석 환자들이 믿을 수 있는 우수 인공신장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며 "자율적 질관리를 통해 투석 환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회원들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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