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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병·의원 개설권 폐지…사무장병원 비급여 몰수

발행날짜: 2018-06-20 12:00:29

복지부·건보공단, 종합 근절대책 공개 "사무장 징역 10년 이하로 강화"

정부가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 적발 시 비급여 진료비용까지 몰수 추징하겠다는 강도 높은 근절 방안을 내놨다.

동시에 사무장병원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른바 의료생협이라고 불리는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의료기관 개설권을 삭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일 여의도 건보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 공청회'를 통해 그동안 논의해 온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이 날 복지부는 사무장병원을 진입단계와 운영단계, 퇴출단계로 나눠 그동안 거론됐던 '단계별 근절방안'을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진입단계에서는 그동안 사무장병원의 통로로 지목돼 온 의료생협의 의료기관 개설권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개정이 필요하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신현두 서기관(사진)은 "의료생협을 사무장병원 개설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먀 "의료생협 제도 폐지 후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의료사업으로 전환하고, 생협법 내 의료생협 관련 규정을 삭제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생협과 의료사업은 현실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관리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법령 차이"라며 "관리 차원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운영단계에서 적발하기 위해 복지부 특사경제도를 활용한 사무장병원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의료인 자진신고 감면(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퇴출단계에서는 사무장병원 적발 시 불법개설자(사무장)에 대한 형기를 10년 이하 징역이라는 사기죄에 준하는 정도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사무장병원 조사 거부 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복지부는 새롭게 추가된 방안으로 사무장병원 비급여 진료비용까지 몰수 추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현두 서기관은 "비급여 진료비용은 별도 환수 등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법무부 소관) 대상 범죄에 사무장병원 관련 추가로 비급여 진료비용 몰수 및 추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건보공단 김준래 변호사는 "사무장병원 적발 시 요양급여비용은 환수되는데 비급여가 인정되는 것은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몰수 및 추징이 필요하다"며 "비급여 진료비용을 인정한다면 사무장병원의 또 다른 유인책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비급여 진료비용이 인정된다면 이것만 하려는 사무장병원이 양산될 수 있다"며 "우선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 몰수지만 민간 사보험도 지급되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사무장병원 주요 형태 가이드 달라"

이러한 복지부 발표에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적발된 사무장병원의 유형을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해 제시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비의료인 출신 의료법인 및 요양병원이 사무장병원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비의료인 출신 의료법인이 사무장병원으로 오인 받을까 상당히 두려워 한다"며 "의료기관 운영에 대한 경영 가이드를 줬으면 좋겠다. 매년 정부가 가이드를 내놓으면 적극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법적으로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사무장병원이 문제가 되다보니 이러한 의료법인이 사무장으로 몰리는 분위기 조성될까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안내를 하고 병원을 접으라고 권유할 수 있다. 현재는 그러할 만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복지부가 가지고 있는 특법사법경찰권을 건보공단이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2017년 12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을 통해 복지부에 의료법 위반사항 단속 관련 특사경 권한이 부여된 바 있다.

해울 신현호 변호사(사진)는 "검찰과 경찰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건보공단 특사경 권한 부여가 어렵다면 복지부가 건보공단 직원들이 특사경 업무를 할 수 있게 한다면 권한의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며 "법무부 교정국 파견이 있긴 하지만 여주 교도소의 민간이 수용자 관리를 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관련 법률이 최근에 개정된 데에 따라 종합대책에 건보공단의 특사경 제도 도입 방침은 포함시키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 정은영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복지부에서 정부 합동 조사반을 구성할 것"이라며 "특사경은 관련 법률로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건보공단까지 이를 맡기엔 법 개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번 종합대책에서는 담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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