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어린이 전문병원 '소화아동병원'이 매각을 계기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2일 소화아동병원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관할 보건소에 의료법인 매각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승인이 되는데로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현재 종근당 건강과 매각과 관련해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매각으로 병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현실에 맞게 축소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화아동병원의 매각은 기정사실화된 상황. 그렇다면 이후 병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규모는 대폭 줄이겠지만 경영 효율화 통해 새로운 출발을 노려봄직하다.
현재 소화아동병원의 허가병상 규모는 92병상. 하지만 실제 평균 입원환자는 약 20명 안팎이다. 즉, 6층 규모의 건물이 필요없는 상황인 셈이다.
과거 전성기를 누리던 60~70년대 소아환자로 넘치던 시절과 달리 저출산 현상에 따라 환자군이 절대적으로 감소한 탓이다.
문제는 시대가 바뀌고 저출산으로 환자는 줄었지만 병원 시설과 인력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즉, 환자는 급감해 수익은 줄었는데 시설 유지비 및 인건비는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소화아동병원의 부채는 90억원 이상에 달하고 여기에 직원들의 퇴직금만 60억원 등이 경영진을 짓누르고 있다.
다행히 종근당 건강 측이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어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소화아동병원의 매각 최대 감정가는 약 324억원. 종근당 건강이 매각을 완료하면 병원은 기존에 밀려있던 부채를 청산하고 새출발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병원의 건물주는 종근당 건강으로 바뀐다.
소화아동병원은 건물에 대한 매각이라는 점에서 롯데가 보바스병원의 운영권을 매수한 것과는 달리 병원 운영은 자체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종근당 건강은 병원 건물에 대해서만 소유권을 갖고 있어 소화아동병원은 종근당 건강 건물에서 계속해서 진료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2~4층까지 3개층을 병원이 사용하는 안을 제안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각으로 병원에 급전이 해결되면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물론 이 과정에서 병상 및 직원 감축 등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은 직원은 총 106명. 하지만 이마저도 더 줄여야 한다는 게 병원 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병원계 한 인사는 "역사가 깊은 병원이지만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돼 안타깝다"면서 "특히 소아환자는 앞으로도 감소추세에 있어 파격적인 변화가 없이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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