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니아는 작년 26.7%의 자산화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16.3%로 줄이면서 매출은 작년 2분기 21억원 적자에서 올해 2분기 40억원 적자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문제는 이번의 엄격한 자산화 요건 적용이 한시적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바이오 업체 대다수의 회계 처리 기준이 여전히 자의적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니아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경제적 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자산의 원가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경우에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
내부 프로젝트의 연구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발생시점에 비용으로 인식하지만,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그 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 자산으로 인식한다.
쉽게 말해 '기술적 실현가능성', '기업의 의도', '기업의 능력' 등 업체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자산화 요건을 해석, 자산화 비중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타 업체들도 과거 자산화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스코텍은 연구활동에 대한 지출은 발생한 기간에 비용으로 인식하지만 개발활동 지출이 해당 개발계획의 결과가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실질적 기능 향상을 위한 것이며 연결실체가 그 개발계획의 기술적, 상업적 달성 가능성이 높고 소요되는 자원을 신뢰성있게 측정가능한 경우에만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역시 '임상 3상 이후' 등 구체적인 제품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신 '실질적 기능 향상', '상업적 달성 가능성' 등 주관적인 요소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CMG제약와 이수앱지스도 "내부적으로 창출된 무형자산은 특정 요건을 충족해 자본화된 개발비를 제외하고 지출시점에 당기비용으로 처리한다"고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진 않았다.
애니젠은 "프로젝트가 전임상단계를 통과한 이후 발생한 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연구개발비로 보아 당기 비용처리하고 있다"고 임상 단계별 자산 처리 기준을 밝혔지만 전임상단계 이후 자산화를 적용, 글로벌 기준 대비 포괄적이라는 한계가 남았다.
▲'임상 단계' 따라 자산화 적용해야
글로벌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임상 3상 진입 시점부터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한다. 제품화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임상 단계인 만큼 자산화의 요건을 임상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한 것.
실제로 메디포스트는 '임상 3상' 이후를 적용, 글로벌 수준의 자산화 요건을 제시하며 신뢰 구축에 나섰다.
메디포스트는 "연결실체는 임상3상 이후에 발생한 지출 중 정부승인의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 만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그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경상연구개발비로 보아 당기 비용으로 회계처리한다"고 변경된 기준을 제시했다.
차바이오텍은 '정부 승인 시점'을 자산화의 요건으로 밝혀 기준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차바이오텍은 "당사는 해당 프로젝트가 정부승인완료 시점부터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연구개발비로 보아 당기 비용처리하고 있다"고 밝혀 품목 승인 시점을 자산화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신라젠도 글로벌 기준에 따라 신약 개발과 같은 무형자산을 사용 또는 판매하기 위한 가능성 기준을 3상 진입으로 판단, 3상 이후의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애매하고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자산화의 요건을 설명하는 것은 향후 회계 처리 논란이 재발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며 "자산화의 전제조건이 자산이 될 수 있고,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라면 임상 단계에 따라 자산 처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내 바이오 기업은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고 임상이 1~2상에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자산화의 요건을 글로벌 기준으로 3상으로 획일 적용할 순 없지만 적어도 2상 등으로 임상 단계별 자산화 요건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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