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했다.
제약사가 과거의 회계처리 오류를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번 금감원 감리결과에 대해서는 경고, 시정요구 등으로 규제보다는 계도에 초점을 맞췄다.
19일 금융위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 금일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개발단계에서 사용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려면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요건 충족여부는 기업과 감사인이 그 기업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국내 기업들은 오랜 기간 주로 복제약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그에 따른 회계처리 관행이 형성됐다.
금융위는 "일부 기업들은 최근에 시작한 신약 개발에도 과거와 동일한 회계처리 방법을 관행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국제회계기준의 합리적인 해석범위 내에서 감독업무의 구체적 지침을 마련했지만 이는 새로운 회계기준이나 기준 해석은 아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제시한 약품유형별 연구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한 단계는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바이오 시밀러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제네릭 생동성시험 계획 승인 ▲진단시약은 제품 검증 시점으로 분류된다.
금융위는 회사는 개별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이번 지침과 달리 판단해 회계처리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산화에는 객관적 증빙 자료 제시를 검토, 금융위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금융위는 "신약의 경우 장기간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약의 안전성․약효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임상 3상 개시 승인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자산가치의 객관적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바이오시밀러도 정부가 오리지널약과의 유사성 검증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객관적 가치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위 기준에 따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 기술적 실현 가능성 판단에 필요한 객관적 증빙 자료를 제시해야 하고, 위 기준 전 단계에서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 경우는 감리 과정에서 회사의 주장과 논거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
금융위는 원가 측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개발활동과 직접 관련있는 원가만 자산으로 계상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는 "회사는 프로젝트별 투입 원가를 신뢰성있게 측정하고, 그 중 개발활동과 직접 관련있는 원가만 자산으로 계상해야 한다"며 "프로젝트별 투입된 재료비, 노무비, 외주비 등을 개발단계별로 구별해 집계하고 개발비와 연구비가 혼재된 경우 전액 비용으로 인식하라"고 제시했다.
상업화 가능성 확인 및 손상 평가 역시 기술, 재정적 자원 입수 가능성을 업체 측이 합리적으로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이번 감리결과 발견된 연구개발비 자산화 관련 기술적 실현가능성 판단 오류에 대해서는 경고나 시정요구 등 계도 조치하고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과거 재무제표를 소급해 재작성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또 2018년 회계연도 3분기 또는 사업보고서상 재무제표에 오류수정을 반영하는 경우 별도 조치하지 않겠다고 자체 계도에 초점을 맞췄다.
지침에 따른 재무제표 재작성으로 영업손실이 증가해 관리종목이 될 가능성이 커진 기업에 대해서는 현행 기술특례상장기업 요건에 준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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