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3월, 보건복지부가 고령사회를 대비한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했을때만해도 '커뮤니티'라는 용어자체가 한국사회에 생소했었다. 9개월이 지난 지금 전국적으로 지역별, 직종별, 질병별커뮤니티케어를 위한 세미나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필자도 일본의 고령사회 모습을 보기위하여 올해만도 일본에 두차례 방문하였다. 전세계 최초로 '고령사회'를 맞닥뜨린 일본은 독거노인의 고독사, 포화상태가 돼버린 노인 시설로 인해 소위 '노인지옥'이 되어 버렸다.
고독사한 노인을 장례시켜주는 업체가 성행하게 되고 노인 요양시설의 체인점이 기업화, 상업화 되면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지역의 노인들은 우리가 돌보아야겠다'라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노인들의 모습은 곧 지역 주민들의 몇십년 후의 자기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의료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65세이상을 노인이라고 칭하지만 스스로 거동이 어려워 생활자립이 힘들어지는 75세부터는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는데, 바로 후기 고령자들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병원의 입원 병상은 포화상태가 되고 오히려 개인 의원에는 환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차진료 의사들이 왕진 가방을 들고 동네안에서 회진을 돌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것이다.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은 '다직종연계협의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사회 돌봄을 구현하기위해서 보건과 복지가 자연스럽게 네트워킹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필수 조건이 관계자 간의 상호이해, 연계, 조정을 바탕으로하는 포괄적 프로그램의 구성이다.
동경대에서 모델링하고 있는 '가시와시' 사례에서도 이를 엿볼수 있다. 지역의사회와 지역병원협의체와의 워킹그룹,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가 참여하는 워킹그룹 그외의 다직종 보건복지 관계자들의 워킹그룹, 지역 행정관계자들과 함께하는 워킹그룹 등 끊임없는 '소통'의 장이 연중 수시로 열리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의료복지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사례를 공유하면서 서로간의 '신뢰'를 쌓아가고 내 환자를 이들에게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형 커뮤니티케어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여러 단체간의 이해관계 및 영역 확장의 수단으로서 커뮤니티케어가 회자되기 보다는 진정한 지역사회의 돌봄을 추구하는 전문가 단체들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우리도 이번 기회에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 북부지역의 커뮤니티케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에서는 다직종연계협의체의 성공 요건으로 '리더십'을 꼽았다(JMDH 2017;10:399-407).
'효율적인 리더십'의 요건으로는 직종간의 협력을 유도할수 있는 조정역할과 상호이해를 증진시킬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인데 이를 가능하면 '의사'가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닌 보건학적 관점에서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임상예방적 이해를 가지고 있는 의사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다.
커뮤니티케어 참여자들이 가지는 일차진료의사에 대한 기대감에 우리는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의료계는 커뮤니티케어에 발담글 준비가 되어있는가?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여노인환자들의 지역사회 돌봄을 위해 이제는 일차진료 의사들이 응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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