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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모인 총리·당 대표·공단 이사장 "국가 움직이겠다"

발행날짜: 2019-01-04 05:30:58

현장고 임세원 교수 각계 인사 추모 행렬 "안전 수가 신설 추진"

"의업에 대한 무게와 숭고한 희생정신, 나아가 그 가족들의 배려에 경의를 표합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국가가 움직이겠습니다."

한해의 마지막 날 자신의 환자에게 피습당해 끝내 세상을 등진 고 임세원 교수의 발인을 하루 앞두고 각계에서 모인 인사들은 하나 같이 이런 말들을 꺼내 놓았다.

국회도, 정부도 모두 의료계와 논의하고 상의해 하루 빨리 의사들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이에 대한 실천 의지를 드러냈다.

고 임 교수의 장례 두번째 날인 3일 가장 먼저 서울적십자병원을 찾은 인사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였다.

이른 아침 이준석 최고 위원과 함께 빈소를 찾은 손 대표는 "고 임세원 교수를 통해 환자와 직원들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들 모두가 의료인들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후에는 고인이 생전에 환자를 진료했던 강북삼성병원 의료진들이 삼삼오오 모여 빈소를 지켰다.

의사 가운에도 간호사복에도 모두 검은 띠를 달고 빈소에 들어선 이들은 생전 고인과 함께 한 삶을 돌아보며 조용하고 엄숙하게 추모에 함께 했다.

또한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들어 빈소가 혼란해질까 이미 빈소인 3층에는 출입이 통제된지 오래지만 과거 고인이 함께 고통을 짊어졌던 환자와 가족들의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고인이 가는 길을 지켰다.

오후에 접어들자 고인이 교수로서 지도했던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단체로 추모 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빈소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일부 학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동료들과 함께 슬픔을 나눴다.

이날 오후 6시 반경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그 자리를 지키던 학회와 의사회 임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추모를 끝낸 김용익 이사장은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단 차원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빈소를 지키고 있던 학회와 교수들도 모두가 정신건강의학과의 특성과 위험성을 얘기했다"며 "건축구조부터 안전 요원 문제, 폐쇄 병동 문제까지 공단이 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다양한 수가 지원을 통해서라도 이러한 안전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안전 대책을 위한 수가를 제정하겠다는 의지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없이 요구했던 사항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 국회에서 만난 의원들도 하루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관련 학회, 대한의사협회 등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 지원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간호간병서비스 등 서비스 항목에 수가 가산이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안전을 위한 수가 항목을 신설해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지원책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김용익 이사장이 추모를 마칠 즈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예고없이 빈소를 찾아 왔다.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곧장 빈소를 찾은 이 총리는 서둘러 추모를 끝내고 서둘러 경제계 신년인사회로 발길을 재촉했다.

이 총리는 "고 임세원 교수처럼 환자를 위해 희생해온 분이 이러한 일을 당해 참담하다"며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특히 이러한 슬픔속에서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복지부, 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정부가 할일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 임 교수는 4일 오전 8시 서울시 승화원에서 발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족에 뜻에 따라 그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이후 유족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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