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보다 '간병'의 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 요양병원의 특성상 요양보호사 같은 간병전담인력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주관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를 열었다.
고려대 명순구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요양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별도의 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 원장은 지난해 고려대 법학연구원 보건의료법정책연구센터에서 수행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방안 연구'의 연구책임자이기도 하다.
명 원장은 "요양병원 환자의 대부분인 고령자는 일반병원 환자 보다 의료적 욕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요양에 대한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적 간병인 이용 비율이 88%에 달할 정도로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다"고 현실을 전했다.
2016년 10월 노인요양병원협회에서 158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인력 운영 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요양병원은 간병비 지급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공동간병을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요양병원 간병인 중 요양보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은 55.4%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별도의 자격 취득 없이 간단한 교육만으로 바로 현장에 투입됐으며 50~6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결론적으로 명 원장은 "간병 업무를 전담 수행할 별도 인력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의 인전 구성으로 편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요양보호사가 필수적으로 제도권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 요양병원의 특성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시에 따른 간병인 배치 등 인력 구성에 따른 비용을 수가에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행법에서 보장하고 있지 않은 간병 전담인력이 자격기준, 처우, 교육 및 훈련 등에 대한 입법도 필요하다고 했다.
명 원장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에 편입했을 때 필요한 요양보호사 수는 10만2800명(8시간 3교대, 요양보호사 1명 당 환자 6명 기준)이고 매월 인건비로 2318억여원이 들어가며 건강보험 재정으로 1854억5000만원이 들어간다.
"식사 수발 주 업무…각 병실마다 간병사 상주해야"
간호간병에서 '간병'이 주요 업무인 요양병원 특성상 각 병실마다 간병사가 상주해야만 가능하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경도요양병원 이사장)은 간병인이 제도권으로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주장하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 위원장은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간병인력을 최소로 둘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야간에는 30~40명이 환자를 한 명의 간병사가 지키고 있거나 아예 간병사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방 병원이나 중소병원은 병동을 꾸려갈 기본적인 간호인력을 갖추기도 어려운 실정에서 이들을 간병인력으로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식사 수발과 기저귀 교체 등이 주 업무인 요양병원 특성상 각 병실마다 간병사가 상주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수석부회장 역시 "요양병원이 제대로 기능을 갖고 가기 위한 핵심은 간병의 급여화"라며 "요양보호사 자격이 없어도 간병이 가능한 현실이기 때문에 비전문성이 케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간병제도의 급여화는 노인의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의 특성을 반영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 개발의 필요성을 들은 정부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김훈택 보장사업실장은 "요양병원에 간병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급성기 병원 중심으로 참여가 이뤄져 있어 요양병원 특성과는 맞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행 제도와는 차별화된 정책 목적을 따로 설정해서 새로운 모형을 세팅하거나 차별화된 환자 구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정윤순 보험정책과장 역시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논하기에는 요양병원과 시설의 역할 정립 문제, 사회적 입원 문제 등 먼저 해결해야 할 상황들이 많다"며 "건강보험 재정 문제도 함께 생각하며 커뮤니티케어, 요양병원과 시설의 기능 재정립 등이 같이 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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