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낙상 사고 은폐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 3명과 구속 2명 등 의사 5명이 기소된 분당차병원 사태.
의료과실 은폐 의혹 관련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의사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분당차병원 사건 첩보를 토대로 지난 9개월 간 벌인 내사의 비 하인드 스토리를 집중 취재해 재구성했다.
지난해 8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이상한 첩보가 접수됐다.
대학병원 의료진이 분만 도중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결국 사망했고,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쉬쉬'하고 넘어갔다는 내용이다.
광역수사대 내 의료전담팀은 그냥 떠도는 풍문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해당 병원인 분당차병원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탐문 수사를 통해 분당차병원 교직원 상당수가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언론에서 내부 고발에 무게를 둔 부분은 첩보가 이어졌다는 서울경찰청 내사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8월 분당차병원에서 산모의 제왕절개 분만 과정 중 수술에 참여한 산부인과 레지던트가 신생아를 받아 옮기다 미끄러져 넘어졌으며, 신생아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해당 신생아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숨졌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부모는 사망한 아기를 화장했다.
여기까지가 당시 분당차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광역수사대는 내사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교수가 바닥에 떨어진 아기 진료기록을 삭제한 정황을 포착했고,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기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산부인과 레지던트와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도 진료기록 삭제와 사망진단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광역수사대는 진료기록부 삭제와 사망진단서 조작에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하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분당차병원 의사 5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과 치료과정에 참여한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행정직원까지 20여회가 넘는 방문수사와 소환수사를 실시했다.
영장에 의한 5번의 압수수색을 통해 의료진과 행정직 사이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내역, 전자의무기록과 진료기록 서버를 면밀 조사했다.
확인결과,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교수는 진료부원장(산부인과 교수)에게 '진료기록을 삭제해도 되나요'라는 문자를, 행정 직원은 진료부원장에게 '진료기록 삭제는 힘듭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병원 서버 조사 결과, 진료기록을 삭제한 흔적을 확인했다.
광역수사대는 진료기록과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의료분쟁중재원을 비롯해 국내 유수병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소아신경외과 등 20여 곳에 진료 감정을 받았다.
이중 의료분쟁중재원은 신생아의 사망 원인을 두개골 골절 및 미숙아로서 호흡곤란과 혈액응고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있다고 판단했다.
망자의 부검이 안 된 부분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냈다.
의료진과 행정직원은 수사 초기 분만 과정 신생아 낙상 사실을 부인했으나 압수 수색과 대질 신문이 이어지자 인정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기소된 의사 5명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산부인과 레지던트는 신생아를 떨어뜨린 사실은 인정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교수와 산부인과 레지던트는 진료기록 삭제 혐의로,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는 사망진단서 조작 혐의로, 진료부원장은 이를 보고받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부인과 교수와 레지던트는 경찰 진술에서 "진료기록 삭제가 아닌 진료기록 전산상 오류"라고 주장했으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와 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교수는 "병사가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역수사대는 이번 사태와 병원장 관계를 수사했으나 보고와 지시 관련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기소 범위에서 제외됐다.
서울경찰청은 구속영장 발부 10일 이내 검찰에 송치한다는 수사 원칙에 따라 오는 27일 전후 모든 수사기록을 서울중앙지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2일 분당차병원 의사 5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고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의료법 위반 혐의는 산부인과 교수와 산부인과 레지던트,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명이며, 진료부원장은 형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의료관계행정처분 규칙에 따르면, 진료기록 삭제와 진단서 조작한 의료인은 최대 면허정지 12개월로 명시되어 있으나, 복지부 내부 지침인 복지부령에는 진료기록 삭제는 면허정지 1개월, 진단서 거짓작성은 면허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통상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복지부 측은 경찰청의 수사결과를 검토 중이나 분당차병원 의사 5명에 대한 소송 결과 이후 사전 행정처분 통지서를 발송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분당차병원 사건은 신생아를 떨어뜨린 사실을 숨기고 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부검조차 하지 못한 점을 핵심으로 보고 의료인 윤리의식에 대한 사회적 경종 차원에서 고강도 수사에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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