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도 전자로 하는 시대…과학은 의사 전유물 아니다" 조무사가 채혈, 수탁검사 의뢰…간·신장·콜레스테롤 수치 확인
"혈액검사, 소변검사, 임상병리검사와 같은 의료 행위는 한의원에서는 할 수 없지만 환자 진료에 필요한 보조적 의학적 진찰, 진단이나 임상검사 등은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1995년 8월 한의사의 혈액검사와 관련해 이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고 2016년 "변한 게 없다"며 재확인했다.
이를 기점으로 한의사들은 '혈액검사'를 진료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서울 일맥한의원 강남역점 김용민 원장도 그렇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김용민 원장을 직접 만나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한의사의 혈액검사가 한의사 면허 범위의 행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현재 한의사의 혈액검사 '급여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비)급여 항목에 없는 상황이라 환자에게 비용을 받을 수 없다.
개원 18년 차인 김용민 원장이 환자에게 혈액검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지는 4년이 지났다. 한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가 환자의 팔에서 혈액을 채취해 수탁기관에 혈액검사를 의뢰한다. 이 원장이 혈액수탁검사 기관에 요청하는 결과는 신장과 간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다.
그는 "환자들이 한약을 처방하려고 할 때 간에 안 좋은 것 아니냐며 되묻는 경우가 허다해 혈액검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말인 것처럼 됐다"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양약을 먹든 한약을 먹든 약이라는 것 자체가 간에 무리가 간다"며 "환자에게도 수치로 말을 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환자에게 채취한 혈액을 수탁기관에 검사를 의뢰하거나 자체적으로 혈액검사기를 갖추고 직접 혈액검사를 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혈액검사기기는 기계를 마련하고 임상병리사도 따로 고용해야 하니 비용 부담이 크다. 내원 환자 숫자가 많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들다"라며 "의원 규모가 크지 않다면 수탁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봤다.
김 원장은 "혈액검사는 한약을 처방하고 침, 뜸 같은 한의학적 고유의 치료를 하면서도 시대가 바뀌면서 생긴 방법을 차용하는 것일 뿐"이라며 "뜸도 전자뜸이 나오는 시대다. 한의사가 전문약을 처방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의사의 치료 영역에 과학적인 물리적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학이 갖고 있는 진단법은 수치화되는 게 적다 보니 (한의학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고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맥을 짚는 것만으로는 간 수치를 알 수 없다. 한약을 먹기 전후에 혈액검사를 실시해 보다 정확한 처방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간 수치 결과로 간에 무리가 되지 않는 약재를 중심으로 처방한다든지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약 처방을 자제한다든지의 대응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과학이 의사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며 "환자 건강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게 대의명제인 상황에서 생각해야 한다. 한약 때문에 간이나 신장이 안 좋아진다는 논란이 더이상 생기지 않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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