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19, 180개 세션으로 당뇨병 치료 최신 지견 공유 CAROLINA·REWIND·CREDENCE 등 2000건 연구 발표 눈길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 130여개국 20,000명의 의료인. 180개 이상의 세션 강의. 2000건 이상의 연구 발표…
숫자는 체감 앞에 무력해진다. 직접 체감해야만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7일 오전 6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우버 앱을 켜고 차량을 불렀다. 5분만에 픽업 차량이 나타났다. 이제서야 미국이라는 실감이 난다.
당뇨병 치료의 최신 지견을 확인할 수 있는 미국당뇨병학회 제 79차 과학세션(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 2019)이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센터(Moscone Center)에서 7일 개막했다.
30여 분을 달려 모스콘센터에 도착했다. 한국으로 치면 코엑스와 같은 곳. 모스콘센터는 남, 북, 서쪽에 걸쳐 건물이 나눠져 있는데 강의/포스터/전시에 따라 공간을 구분했다.
입구부터 ADA의 로고색인 빨간 명찰 태그를 부착한 사람이 부쩍 눈에 띈다. 도로에선 멈춰 선 대형버스마다 사람들을 말그대로 쏟아냈다. ADA 참석을 위해 온 사람들이다.
프레스 등록을 위해 들어간 사우스 건물 1층은 입구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전세계에 걸쳐 2만 명의 의료인이 모인다고 들었지만 실제 체감하는 인파는 압도적이었다. 앞뒤로 밀리는 사이 연신 "쏘리", "익스큐즈 미"와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1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ADA는 ▲급성 및 만성 합병증 ▲행동 의학/임상 영양/교육 및 운동 ▲임상 당뇨병, 치료제 ▲역학/유전학 ▲ 면역학/이식 ▲인슐린 작용/분자 대사 ▲생리학/비만 등 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최근 당뇨병제제의 선택 기준에 심혈관 보호 여부가 중요 요소로 부각되면서 다양한 성분간의 실제 혜택 여부를 다룬 연구가 메인으로 자리 잡았다.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과 설폰요소제의 심혈관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CAROLINA 임상 결과가 최초 발표되는데 이어 GLP-1 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계 이벤트 양상을 살핀 REWIND 임상 결과가 공개된다. REWIND는 9901명을 대상으로 5년 이상 둘라글루타이드를 투약한 환자군과 위약의 대조 결과를 다루고 있다.
또 카나글리플로진 성분의 당뇨병성 신장 질환과 심혈관 이슈를 다룬 CREDENCE 연구와 리나글립틴 성분의 신장 미세혈관 이슈를 다른 CARMELINA 연구,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이벤트를 다룬 DECLARE-TIMI 58 결과도 의료진의 관심사다.
ADA는 약제의 중요성만 부각시키진 않았다. 생활 요법으로 당뇨를 예방하기 위한 PREVIEW 연구(Prevention of Diabetes through Lifestyle Intervention and Population Studies Around the World),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법(State-of-the-Art of Embryonic Stem Cells-Based Therapies in Type 1 Diabetes)도 관심을 끌만한 소재다.
의료진들은 각자의 관심에 따라 건물과 층을 바꿔가며 강의장을 분주히 찾아다녔다. 국내서 내로라하는 내과 계열 교수 10여명도 ADA에 집결했다.
서쪽 건물 2층에서 만난 충북대병원 내분비내과 오태근 교수는 심혈관 이슈를 다룬 연구 결과에도 관심이 가지만 국내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법'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황우석 사태 이후로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나 연구가 좀처럼 보기 힘들다"며 "배아줄기세포를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연구 같은 것이 바로 ADA를 찾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5일 동안 참가자들은 180회 이상의 세션과 2,000건 이상의 독창적인 연구 발표에 참여하고, 주요 당뇨병 전문가와의 교류에도 참여하며 네트워크를 넓힌다.
이번 전시회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130여개 국가에서 모여든 20,000명 이상의 의료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준 높은 내용과 뜨거운 열기로 진행됐다.
실제로 강연장에서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연구 결과 발표되는 중간 중간 박수갈채가 쏟아지거나 강연이 끝난 후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벌이는 장면 등이 그렇다.
게시물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포스터 홀을 보기 위해 북쪽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포스터 홀은 축구장 두 배 규모. 그 광활한 공간을 수천 장에 달하는 연구 게시물들이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메인 세션에서는 다루지 못한 비만, 바이오마커, 환자케어 등 20여개 카테고리에 걸쳐 대학, 기관, 기업, 개인 연구자들이 각자의 연구 결과로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몇몇 게시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 상반된 연구 결과가 게시된 경우도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읽히는 초기 연구도 흥미롭다.
게시물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연구자도 눈에 띈다. 관심을 보이면 다가와 연구 결과를 구두 설명하고 자신의 명함을 건네기도 한다. 설명이 끝나면 열에 여덟, 아홉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화답한다. 국내 학술대회와는 다른 풍경이다.
ADA의 의학 및 과학 총장인 루이스 필립슨(Louis Philipson) 박사는 "ADA가 특이한 점은 당뇨병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한 유일한 자발적인 헬스케어 조직이라는 것"이라며 "여러 참여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할 ADA는 아마도 수 십년 동안 가장 정보가 풍부한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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