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모유은행 강동경희대병원이 전국에서 유일 정성훈 교수 "사명감 만으로 한계 사회 인프라 고민해야"
"매년 1억원씩 적자가 나요. 병원 내에서도 천덕꾸러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모유 수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모유은행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적은게 사실이에요. 정부 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세계에서 유일하게 0점대 출산율을 기록하며 저출산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출산 인프라인 모유은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나마 기꺼이 모유를 기증하는 산모들덕에 적자를 감수하며 사명감으로 버텨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모유은행을 운영중인 강동경희대병원.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에게 모유은행의 현재와 과제를 들어봤다.
국내에서 유일한 모유은행이다. 이렇게 된 이유가 있나
강동경희대병원은 2006년 당시 신생아 분야의 권위자였던 배종우 교수의 제안으로 모유은행을 설립했다. 모두가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 서울인정병원과 사낭나눔모유은행 등 각지에 모유 은행이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씩 문을 닫으면서 이제는 사실상 우리만 남았다. 강동경희대병원도 여러번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라도 버텨야 한다는데 다들 뜻을 같이 해 지금까지 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상황인가. 다른 나라 사례가 궁금하다
사실 미국을 비롯해 독일과 덴마크 등 선진국들 대부분은 저출산 대책으로 이미 모유은행이 굉장히 활성화된 상태다. 미국의 경우 모유은행이 우리나라 대학병원과 맞먹을 만큼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 대부분은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기부를 통해 운영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러한 부분이 상당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이 전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OECD 국가중에서 이런 인프라를 가진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그렇다면 모유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유의 중요성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모유에는 면역글로불린과 락토페린이 분유보다 풍부해 아이의 면역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베타탈토글로불린이 없어 알레르기를 일으킬 위험도 매우 적다. 우리나라도 출산이 늦어지고 난임이 늘어나면서 난임 시술로 인한 다태아 출산이나 저체중 신생아가 늘고 있다. 이럴 경우 엄마와 아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모유가 필수적으로 부족하게 된다. 이럴때를 대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모유은행이다.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이 감당하고 있는 비중은 어느 정도 인가
2017년을 기준으로 306명의 기증자들이 모유를 기부해 297명의 신생아들이 혜택을 봤다. 문제는 미숙아들이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지만 기증자들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계속해서 요청이 들어오지만 어쩔 수 없이 우선 순위를 정해서 나눠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꼭 모유가 필요하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신생아들이 계속해서 늘어난다. 계속해서 모유은행의 역할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유 기증은 신생아의 생명을 살리는 귀중한 기부라는 점을 더 많은 사람들이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한다.
실제로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가
우선 법과 제도조차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출산 환경을 감안하면 꼭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인데도 아직 이를 규정하는 법이나 제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나마 2016년에 양승조 의원의 발의로 모유은행을 혈액은행처럼 지원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흐지부지 없어져 버렸다. 그렇다보니 지원도 전무하다. 사실 전국에 많은 모유은행이 있을 필요도 없다. 각 도에 하나 정도만 운영이 돼도 충분히 신생아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우리 병원을 예를 들어 1억원 적자가 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10억원이면 전국에 모유은행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다음은 기증 문화의 확산이다. 모유은행은 기부없이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기관이다. 더 많은 기증자들이 신생아들을 위해 귀중한 기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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