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서 사업 현황 및 한계점 논의 사업 3년 지났지만 상종들 참여 미진…"열정만으로는 한계"
심부전 환자 관리와 관련 연구를 위해 대한심부전학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환자 등록사업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별도의 홈페이지 등을 갖추며 기틀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자료 입력과 관리에 대한 인센티브 부재로 등록 사업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심부전학회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심부전 등록사업(KorAhf)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월 최동주 현 학회장을 위원장으로 등록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45개 기관이 사업에 참여해 1034명의 환자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중 IRB 심의를 받고 있는 기관이 1곳, 준비기관이 1곳으로 총 승인기관은 41곳에 불과한 상태다. 상급종합병원조차 아직까지 등록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자료의 양도 병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분당서울대병원이 170명, 원주세브란스병원이 118명 등 학회 임원들의 병원들에서는 상당수의 환자를 등록한데 비해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의 K대병원, Y대병원 등은 아예 단 한명의 환자도 아직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주제 발표를 맡은 성균관의대 김성지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 이름만 등록하고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은 곳들도 많다"며 "학회의 지속적인 홍보와 당부에도 불구하고 임원 병원들 외에는 아직까지 등록 사업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매 분기마다 발송하는 뉴스레터는 물론, 학회의 대대적인 홍보와 참여 촉구에도 이처럼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는 뭘까.
학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구자와 의료진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데다 데이터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충북의대 이주희 교수(데이터사업위원회)는 "사업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병원과 연구자들이 들어와야 하지만 이들에게 과연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라며 "임상에 바쁜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등록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이 확장되는데 따른 예산 문제와 데이터 관리 문제도 여전한 난제로 꼽히고 있다. 사업의 확장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다.
등록 사업 자체가 확장되면 더욱 많은 예산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에 대한 펀딩, 즉 투자 유치는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등록사업 레지스트리가 커지면 결국 예산 규모도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임원들이 상당히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는 1000여명의 환자들만 등록된 상태지만 각 병원마다, 또한 연구자마다 데이터의 질이 다르다는 점도 초기부터 풀지 못한 문제"라며 "관리되지 않은 데이터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등록사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당초 목표였던 심부전 인식 개선과 이에 따른 연구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방안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서울의대 김학령 교수는 "유럽심장학회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모두 HFA데이(Heart failure awereness) 행사를 진행하며 심부전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며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의미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림의대 최재혁 교수도 "학회 자체 조사 결과 개원 의사들조차 47%만이 심부전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심장 전문의가 있는지에 따라 진단과 치료, 연구에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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