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의원 "향정 다이어트 약 과다 처방, 관리 방안 전무" "환자 의료쇼핑, 의사 과잉처방 막을 방안 마련해야"
모 환자가 한 곳의 의료기관에서 총 1만752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는 등 불법판매나 오남용이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식약처는 현재 의약품 허가기준에 따라 식욕억제제의 처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의료기관에 권고하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어긴다 해도 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7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와 관련한 대책을 주문했다.
올해 4월 배우 Y씨가 펜터민 등 식욕억제제 8알을 먹고 환각 증세를 보여 강남구 논현동 한 도로를 가로지르고 뛰어다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Y씨는 현장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지만 식욕억제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밝혀져 무혐의로 풀려났다.
김상희 의원이 식약처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년 동안 식욕억제제가 2억3천5백만개 이상, 처방 환자는 124만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량과 환자 수를 하루 단위로 계산해 보니 식욕억제제가 하루에 3,414명 이상의 환자에게 64만 6천개 이상 처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30명 환자의 처방량을 확인해 보니, 지난 1년간 환자 1명이 식욕억제제 1만6,310개를 12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93번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A씨의 경우 의료기관 당 1,359개씩 처방건수 1건당 평균 175개를 처방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순 일수로 계산해보면 365일 매일 44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은 꼴이다.
환자의 의료쇼핑도 문제지만 의사의 과잉 처방도 문제였다. 또 다른 환자 B씨는 한 곳의 의료기관에서 총 10,752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의 경우 1년 동안 같은 병원에서 80번이나 처방을 받았고 하루 평균 29.5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은 셈이다. 이 두 사람의 경우 식욕억제제의 불법판매 혹은 오·남용이 매우 의심되는 사례이다.
식약처는 현재 의약품 허가기준에 따라 식욕억제제의 처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의료기관에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처방권은 의사의 고유 권한으로 가이드라인을 어긴다 해도 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실제로 식욕억제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의료기관 종은 의원급으로 전체 처방량의 96.4%를 차지하고 있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의사 30명은 모두 의원급에서 근무했고 그들의 처방량과 처방 환자 수를 살펴보니 지난 1년간 식욕억제제의 처방량은 약 6천만개, 처방 환자는 24만 2천명 이상으로 전체 처방량의 25% 이상, 전체 환자 수의 19%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상희 의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된지 1년이 지난 만큼 식약처가 책임 있는 자세로 마약류 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하며, 의사가 환자의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환자 투약내역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욕억제제의 환자 1인당 처방량을 살펴보니 심각한 상황으로 과도한 식욕억제제 처방과 오남용, 환자의 불법판매 등을 식약처가 철저하게 점검해야한다"며 "사망자를 이용해 마약류를 청구해 빼돌린 것이라면, 의사면허 취소까지 보건당국에서 고려해야할 부분"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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