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로 위를 절제하게 되면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2배까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를 잘라내면서 위에 존재하는 내인자(intrinsic factor)가 함께 없어져 비타민 B12의 흡수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이에 대한 보충 요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서울대병원 최윤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와 일반인 대조군을 비교 분석하고 13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 기간 50세 이상이면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모두 6만 3998명으로 이 가운데 1만 2825명이 위를 모두 절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조군은 총 20만 3276명으로 위암 환자와 나이 및 성별 등 사회경제적 요소와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만성신질환과 우울증 등 치매 발병과 연관 있는 의학적 요소 등에서 차이가 없도록 보정했다.
이렇게 5년간 이들의 데이터를 대조한 결과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는 대조군 보다 치매 위험이 1.3배 높게 나타났다.
신동욱 교수는 "치매 발병 요인 중 하나인 비타민 B12 결핍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위에는 비타민 B12 흡수를 돋는 내인자가 분비되는 데 위를 제거하면서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매 환자의 47%에서 비타민 B12가 결핍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비타민 B12부족은 치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암 환자들의 비타민 B12 부족은 간과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위암 전 절제수술 후 비타민 B12 보충 여부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비타민 B12를 전혀 보충하지않거나 수술 후 3년 이내에 보충을 중단한 경우 위암 전절제 수술 환자와 같은 조건의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정도높았다.
반면 꾸준히 B12를 보충한 환자들의 경우 일반인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오히려 29% 감소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도 마찬가지로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가 일반인 대조군 보다 발병 위험이 높았지만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은 오히려 23% 더 낮았다.
위를 모두 떼어낸 환자들이 이후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내장 지방이 감소하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혈관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성 질환 지표들도 함께 개선된 효과로 풀이된다.
최윤진 교수는 "위 전 절제술 받은 지 3년 전후로 비타민 B12 결핍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며 "이를 모른채 지내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떠안고 살게 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위를 제거하면서 당연히 여러가지 영양소가 결핍되기 쉬운 만큼 전문가 상담과 검사는 필수"라며 "비타민 B12결핍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만큼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관찰과 함께 보충 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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