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 사각지대 정도 관리 강조 "최소한의 표준화와 질관리 필요…자율규제 강화 필요해"
"종합건강검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단 한줄의 언급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규제조차 없다는 뜻이죠. 적어도 자율 규제를 통한 질 관리가 필요한 이유에요."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은 10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급증하고 있는 건강검진의 실태를 이같이 진단하고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정도 관리를 강조했다.
고령화와 예방 의학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매년 건강검진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도 관리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석호 이사장은 "건강검진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이에 맞춰 검진기관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검진이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양적 성장에만 매몰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의 추계로는 현재 우리나라 건강검진 비용이 연 4조원을 넘어 5조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얼마나 많은 검진기관이 있는지 또한 실제로 기관마다 어떻게 검진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실태조차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
국가건강검진의 경우 의료법상 운용 기준에 따라 허가와 규제가 가해지지만 종합건강검진의 경우 온전히 민간의 영역에 맡겨져 있어 신고조차 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동 이사장은 "실제로 의료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어느 곳을 찾아봐도 검진센터에 대한 부분은 한 줄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그만큼 완전히 민간 영역에 맡겨져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그냥 의원급으로 개원을 한 뒤 수익성에 맞춰 검진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무 진료과목이나 개설 허가를 내놓고 검진을 표방하며 운영해도 정부도, 학회도 알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최근 과잉 건강검진 논란이나 부실 검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는 것이 동 이사장의 설명이다.
검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수익성에만 눈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노후화된 장비로 부정확한 검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정도 관리가 되고 있는 검진센터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 부분을 맞추기 위해 덤핑 등의 악순환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 이사장은 "이처럼 최소한의 정도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끼리라도 질 관리를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종합건강관리학회의 태동"이라며 "우수검진기관 인증제를 만든 것도 이러한 취지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내부적으로 자율규제 방안을 만들어가며 과잉 검진 논란에서 자유로워지자는 의미"라며 "몇몇의 부실한 검진 기관들의 문제로 모두가 오해를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종합건강관리학회는 우선 규모가 있는 기관들부터 자율적으로 정도 관리를 진행하기 위해 우수검진기관 인증을 강화하며 자연스럽게 민간 기구의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근 빅5병원을 중심으로 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다. 검진기관들이 자연스럽게 학회의 테두리로 들어와 함께 정도 관리를 논의하고 나아가 연구까지 진행하며 머리를 맞대보자는 것이다.
동석호 이사장은 "4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예방의학의 일환으로 쓰고 있는데 국가가 이를 철저하게 방치하고 있는 만큼 학회라도 나서 자율 규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병원협회 등과도 긴밀하게 논의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종합건강관리학회를 비롯해 검진 관련 학회가 3개가 운영중인데 중대형 검진센터 모임이 우리 학회로 자연스럽게 편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렇듯 자연스럽게 검진센터들을 한데로 모아 정도관리를 위한 자율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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