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선별진료소를 갖춘 A대학병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하루에도 서너명씩 진료 중이다. 지난 30일에는 중국인 관광객 성인 여성과 그의 딸(3세)이 내원해 국가지정격리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전원했다.
A대학병원 한 보직자는 "지금은 일단 의심이 있는 모든 환자를 전원해야하지만 진단키트가 보급되면 진단-격리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11명까지 급증하면서 일선 병원들은 더욱 만발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지난 31일 오후 18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11명까지 급증한 가운데 의료기관들은 '진단키트' 보급 여부가 우한폐렴 사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까지는 선별진료소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의심환자가 내원할 경우 음압병동에 격리하거나 국가지정격리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전원조치했다.
그리고 환자의 검체를 질병관리본부로 보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퇴원 조치를 하거나 격리 치료에 들어가는데 약 12시간이 소요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병원들은 우한 폐렴 진단 키드가 하루라도 빨리 보급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
A대학병원 보직자는 "일단 진단 키트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음성, 양성 여부를 판가름해서 즉시 격리 치료에 돌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당초 2월 7일 진단키트가 선별진료소에 보급될 예정이지만 의료진들의 요구에 정부도 발빠르게 나서면서 더 이른 시점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으로 진단키트가 일선 선별진료소에 풀리기 시작하면 확진을 받고 싶은 의심환자가 더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기도 B중소병원장은 "메르스 당시에도 보면 진단키트가 풀린 이후 의심환자들이 대거 몰린 사례가 있었다"며 "음/양성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환자들로 더 붐빌 것도 감안해 준비를 해둬야한다"고 했다.
서울 서남권 C대학병원 교수도 "2,3차 감염이 발생한 상황이라 일선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높아졌을 수 있다"며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봤다.
메르스 당시 진단키트를 통해 확진환자가 발생해 국가격지정격리병상으로 전원한 경험이 있는 한 중소병원장은 각 지역의료원 병상을 지금부터 비워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다음주부터 진단키트가 풀리면서 진단속도를 단축, 확진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대비해 지금부터 지역의료원 병실을 비워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 당시 격리병실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 바 있다"며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사전에 격리병실을 확보,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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