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EMR 접속 차단으로 역학적 대응에 심각한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인 아이디의 사용으로 확진환자 발생 시 엉뚱한 의료진을 모니터링 해 감염관리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박지현)는 3일 입장문을 통해 EMR 접속 차단에 대한 우려와 EMR차단 해제를 촉구했다.

대전협은 "신종감염병의 위협에 맞서 전공의들은 병원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EMR 접속 강제 차단이라는 내부의 적에 발목 잡혀 있다"며 "대전협은 EMR차단 철회를 요청해 왔지만 조명 받지 못했고 EMR 차단은 작금의 국가비상사태 및 질병 확산 방지에까지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전협은 전공의법에 규정된 주 80시간 근로 규정을 서류상으로 지키고자 많은 병원이 당직표상 근무시간이 종료되면 전공의의 EMR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으며, 전공의들이 당직자인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대전협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선별진료실로 이동, 이들을 직접 대면하고 문진, 진찰하는 의사는 전공의"라며 "전공의에게만 적용되는 EMR 차단은 이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EMR 접속 차단으로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하게 되는 상화에서 전산에 입력된 의사와 실제 진료를 수행한 의사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

대전협은 "추후 해당 환자가 확진자로 판명됐을 때, 기록에 의존하는 역학조사는 실제 진료를 수행한 이가 아닌 엉뚱한 이를 향하는 위험한 오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미 일선에서는 확진 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의사가 전산 기록에 남겨진 당사자와 일치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에 싸여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협은 "만일 정부가 엉뚱한 의료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동안 진짜로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다른 환자들을 보고 지역사회를 활보하게 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감염자 수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먹구구의 의료행위를 피할 수 없게 된다며 EMR차단 해제를 요구했다.

대전협은 "환자들은 누군지 확인도 못 하는 의사가 낸 처방을 받고,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감염자가 될 수 있다는 의혹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확산 없이 국가비상사태를 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그리고 병원 경영진께 EMR 차단을 해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