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조양하 신임 회장 제언 "교육사업 적극적 투자 필요…정부 지원도 필수"
"의료기기 산업이 4차 산업 혁명 등과 맞물려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80% 이상이 영세사업자 수준입니다. 이를 상향 평준화 하기 위한 정부과 산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죠."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에서 의료기기 인증과 전문가 교육을 담당하는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새로운 수장에 오른 조양하 신임 원장은 의료기기 산업의 현 주소를 이같이 진단하고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흔히 말하는 상위 업체 몇개를 빼놓고는 모두가 영세 사업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우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산업 육성법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도 이같은 현실은 좀체로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규제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상향 평준화의 방안은 무엇일까. 또한 그가 강조하는 인프라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가 그가 생각하는 복안과 목표를 들어봤다.
새롭게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수장에 올랐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며 퇴직한 이래 어떻게 하면 이러한 노하우를 사회를 위해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한 면에서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너무나 좋은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전임 원장이 급작스레 자리를 비웠고 1년 넘게 그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면서 현안들이 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조직 문화를 내실있게 다지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구심점을 잡는달까. 직원들도 여기에 가장 큰 기대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 내내 인프라를 계속해서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전반적으로 의료기기 사업은 인프라가 약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4차 산업 혁명 등과 맞물려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 1~2원짜리 주사바늘을 만드는 회사부터 50억대 MRI를 만드는 곳도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의료기기 업체가 6천개가 넘는데 이중 80%가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이다. 20인 미만 사업장도 83%에 달할 만큼 영세한 사업체가 대부분이다. 바로 이 것이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의 현 주소다. 체계가 부실하고 인프라가 부족하다. 단순히 수치만으로도 충분히 현실이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이러한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나. 생각해 둔 복안이 있나
우선 교육이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로 인적 인프라다. 하다 못해 의료기기 인허가나 기술 지원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이를 교육할 수 있는 전문가조차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식약처 등 공무원 등 외에는 강사로 초빙할 수 있는 인력조차 없는 것이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우선 의공학과와 의료기기 특성화 대학원 등과 연계해 그쪽에 있는 인력 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교육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의공학회, 생체역학회 등 학계의 도움도 구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의료기기 규제과학(RA) 자격증이 국가 공인으로 격상된 것은 희망적이다. 규제 과학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나와줘야 이 악순환을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1년에 한번 진행되는 시험을 1년에 두번으로 늘려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도 현안 중 하나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Unique Device Identification, UDI)사업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 4등급부터 시작했고 올해 3등급, 내년에 2등급, 내후년 1등급까지 진행하면 어느 정도 기틀을 갖추게 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의료기기 전 주기에 걸친 안전관리가 가능해진다. 사용중지나 리콜, 회수 등을 모두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4등급 제품이 10만개 정도 되는데 이미 92%가 완료됐다. 판매를 안하고 있거나 폐업 상태 회사의 제품 외에는 다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문제는 공급내역보고 사업인데 올해 이를 시작한다. 업체들에게서 반발도 많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가야만 하는 사업이다. 이 두가지 사업만 잘 마무리된다면 의료기기 안전 관리 체계는 상당한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지원 기관이다. 업체와의 상생 방안은
맞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 기관이기 때문에 산업 육성과 관련한 일은 어떻게 보면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산하 기관인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맡아줘야 한다. 의료기기 산업계의 요구가 워낙 다양하고 넓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좌우명이 우문현답이다. 원래 뜻과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늘 현장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현재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하는 일에 비해 예산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의료기기안전관리원만 하더라도 직원만 300명에 달하는데 우리는 57명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와도 많은 소통을 하려 한다. 의료기기 산업 지원 기관으로 앞으로 큰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수요도 많아질 것이다. 계속되는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조직의 정체성과 위상을 정립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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