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격리할 병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 음압병상은 기존에 입원한 환자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다 찬셈.
현재까지는 메르스 사태 이후 대형병원 위주로 설치된 음압병상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전담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전날 오후 4시보다 31명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늘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새로 발생한 확진자 31명 중 30명은 대구·경북, 1명은 서울에서 나왔다. 현재까지 대구·경북 확진자는 전날 발생한 18명을 포함해 총 48명으로 늘었다.
이틀 사이 전국적으로도 확진자가 50명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음압병상에 확진자를 격리해 치료하고 있는 현재의 코로나19 대응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처럼 급증할 경우 국내에 설치된 음압병상으로는 모두 치료하기 버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국 음압병상에 코로나19 환진자로만 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핵 등 음압병상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도 많은 상황.
현재 중대본이 파악한 전국 음압 병상은 755개 병실의 1027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239개 병실, 383개 병상으로 가장 많으며, 경기 143개 병상인 집계됐다.
이외 다른 지역의 경우 부산(90개 병상), 경남(71개 병상), 대구·인천(각각 54개 병상) 등은 100개 병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확진자가 50명 넘게 무더기로 나온 대구지역의 경우 현재의 음압병상으로는 지역 내 확진자 치료도 한계치에 다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구지역의 음압병상이 54개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가용 가능한 병상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다른 지역 음압병상으로 확진자를 이동시켜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보건소를 포함, 지방의료원과 같은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의심 증상 전담진료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전체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대응전략 변경을 제안했다.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엄중식 정책이사(가천의대 길병원) 역시 "평소 결핵 환자 등 입원으로 격리병상 가동률은 30~40% 수준인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번지면 순식간에 다 차게 된다"며 "무증상이나 폐렴증상이 없는 경증환자는 자가격리하고 '폐렴 및 고위험 환자'만 음압병실로 입원해야한다. 조만간 나오는 코로나19 지침 7판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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