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상급종병 포함 5천여 곳에 1조 7602억원 지급 3만개 넘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 2679곳만 선지급 받아
정부가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을 위해 시행 중인 '요양급여비 선지급' 제도.
그렇다면 제도가 시행된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선지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얼마나 될까.
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의료기관의 자금순환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된 요양급여비 선지급을 통해 자금을 받은 곳은 총 5039개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급여비 선지급제도는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의 진료비를 건강보험이 미리 정산해주는 제도로,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이 어려운 요양기관이 인건비 등 기본적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년도 월평균 급여비의 90~100%를 우선 지급하고 사후 발생하는 진료비에서 정산하게 된다.
그 결과, 최근까지 5039개소의 요양기관이 선지급을 요청해 1조 7602억원의 진료비를 당겨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41개소 중 22곳이 선지급을 요청해 7143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따지면 약 325억원씩 선지급을 받은 것인데 한 달 평균치의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분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종합병원의 경우 91개소가 선지급을 신청해 5883억원을, 병원은 236개소가 신청해 1462억원을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았다. 요양병원은 76개소가 323억원의 요양급여비 선지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선지급을 가장 많이 신청한 종별은 단연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총 2679개소의 의원급 의료기관이 건보공단에 선지급을 요청해 총 1840억원을 받았다. 선지급 신청금은 지급금액보다 많았지만 당월 요양급여비 지급금액이 있으면 차감 후 지급되면서 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의원급 의료기관 1개소 당 평균 약 7000만원의 선지급을 받은 셈.
하지만 이를 두고서 의료계는 선지급 지원도 극히 일부 의료기관에만 적용됐다고 지적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금융권의 메디칼론 등을 통해 대출을 받은 의료기관은 선지급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 2020년 1분기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3만 2665개소의 의원급 의료기관이 운영 중이다. 결국 3만개가 넘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8.2%에 해당하는 2679개소 만이 선지급을 받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단체 임원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외래 진료를 중심으로 한 의원급 의료기관과 지방 병원급 의료기관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선지급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의료기관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권 대출을 이미 받은 의료기관은 신청조차 하지 못해 통계상으로 드러날 수 없는 구조"라며 "선지급을 신청하지 못한 의료기관의 현금 흐름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5월을 끝으로 선지급을 중단할 계획이었으나 의료기관들의 경영 상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특례적용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키로 했다. 따라서 선지급 신청 의료기관은 기존 요청금액에 더해 6월분까지 추가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된 6월분 급여비는 5월 신청분과 함께 이달 중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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