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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했던 코로나 병상 운영 해제…일선 병원들 '혼란' 가중

발행날짜: 2020-08-19 05:45:56

"코로나 치료병상 뜯었다 붙였다 현장은 버겁다" 토로
중대본 대기병상 확대 계획 두고 일선 병원들 한숨

#수도권 A대학병원은 코로나19 환자 전담 병동 운영을 위해 만들었던 가벽을 뜯어 일반병동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가벽을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새어나갔다.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해제로 첫 일반환자 입원 일정을 잡았던 18일, 일반환자 진료 시작도 전에 코로나19 태세로 전환했다. 환자 민원은 병원의 몫이다.

18일, 최근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로 정부가 대기병상 확보에 나서면서 정부의 병상 운영 계획에 따라 일선 대학병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방역당국의 병상 확대 계획에 일선 병원들은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당장 해당 병원 보직자는 "불과 일주일전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해제했다가 또 다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병상을 비워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병상 운영도 장기적인 흐름에서 계획을 짜야하는데 근시안적인 흐름에서 판단하다보니 즉흥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병원 경영자 입장에선 일반 환자를 입원시키는 편이 유리함에도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해 전담병원 지정 해제를 연기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일주일전 해제했다"며 "이제 막 병상을 원상복귀했더니 또 다시 코로나 전담 병상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인 즉, 정부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혹은 해제 발표만 하면 그만이지만 이를 실행해야하는 병원 입장에선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 대응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권 B대학병원 보직자도 "오늘(18일) 대기 병상을 확보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한개 병동을 비워도 10~12병상이 최대인데 걱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 대학병원 상당수가 중증환자 비중이 높아 병상을 비우는 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무작정 비우라면 비워야 하느냐"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병상 가동률은 58.1%로 절반을 넘어선 상태.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의 경우에도 8월 17일 기준, 1479병상 중 입원가능한 병상은 660병상(병상가동률 55.4%)으로 이미 절반이상 가동 중이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도 정부의 병상 운영에 한마디 했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엄중식 정책이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조건이 갖춰진 상황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광범위한 감염이 지속되던 중 사랑제일교회라는 클러스터를 만나 증폭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전파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환자 발생이 최대 16%까지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은 경고했었다"며 "감염병전담병원, 대기병상 등 병상 운영 계획은 성급하게 추진하면 일선 병원에 혼란만 줄 수 있다"고 신중한 정책 추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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