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권익위 설문조사에 일부 지자체가 조직적 대응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이 법률 검토를 거친 대응을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 내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하면서 설문조사가 여론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권익위 홈페이지에서 실시하고 있는 의대정원 설문조사
지난 18일 일부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의대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장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설문조사' 참여를 지시하는 공문과 게시글이 공유됐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남원시의 경우 '시장님 지시사항으로 권익위 설문조사 참여 협조를 요청한다'며 그 결과를 19일 까지 회신해달라고 명시했다.
남원시에서 실시한 권익이 설문조사 참여 독려 공문
특히, 해당 조사가 국무회의를 통해 보고되고 언론에 제공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른 게시글에는 참여방법에 대해서 상세하도록 설명하기도 했다.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해당 공문은 실제 남원시 공무원에게 공유된 상황. 남원시청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전달이 된 상황이다. 직원마다 반응은 달라 실제 참여율은 19일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원시 이외 의대유치를 원하는 목포시 또한 권익위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목포시는 공지사항을 통해 국민청원, 서명운동 릴레이 캠페인에 대한 참여 독려와 함께 구체적인 청원 참여 방법 등을 독려했다.
목포시에서도 국민 청원 등에 대한 참여를 독려했다.
의료계가 이번 지자체의 설문조사 참여에 분노하는 이유는 지자체가 의도적으로 찬성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
지역 소재 A원장은 "공무원 조직 특성상 시장이 지시하면 이를 거부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찬성으로 여론이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라며 "특히 실·과별로 참여율을 확인하는 것을 볼 때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권익위 설문조사의 경우 그간 의료계에서도 SNS 등을 통해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해왔던 것.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의 참여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권익위 설문조사가 여론전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B전공의는 "개인적으로도 설문조사를 참여를 했었지만 지자체가 조직적 대응을 한다면 의협 대응과 별개로 주변에 권유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기존에 의료계에서 sns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지자체의 여론조작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의사협회는 "의대 유치에 혈안인 지자체가 단체장의 권한과 위력을 내세워 소속 공무원들에게 여론조작을 종용하는 풍경 앞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며 "합리적인 반대여론을 왜곡, 잠재우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행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협은 "부적절한 권익위의 설문조사는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부 지자체의 행태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를 거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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