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 2020에서 오실로드로스타트 3상 임상 48주 결과 공개 남녀 성별 관계 없이 지속 치료성 주목…안전성도 이상무
쿠싱병에 경구 표적약으로 진입한 '오실로드로스타트'가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질환의 주원인으로 거론되는 뇌하수체 코르티솔의 과다분비를 직접 타깃하는 최초 경구용 표적 약제로, 쿠싱병 자체가 이후 고혈압이나 제2형 당뇨병, 골다공증, 혈전, 면역감소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추후 치료 관리에도 혜택이 주목된다.
기존 쿠싱병 치료제들의 경우 효과가 적고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진단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치료제의 역할이 한층 확대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오실로드로스타트의 3상임상 'LINC3 연구' 결과는, 올해 제22차 유럽내분비학회(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에서 발표됐다(발표명 Durability of Response and Gender-Based Analysis From the LINC3 Trial of Osilodrostat in the Treatment in Cushing’s Disease. Abstract OC4.5).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당 약제의 작용기전이다. 쿠싱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코르티솔의 과다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11-베타-히드록실라제(hydroxylase)'를 직접 표적해 코르티솔의 합성을 막는 기전을 가지는 것이다.
허가 적응증을 보면, 뇌하수체(pituitary gland) 절제술 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들이거나 수술 이후에도 여전히 차도가 없는 환자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학회에 발표된 48주차 치료 결과를 보면, 오실로드로스타트 치료 환자군의 3분의 2 가량에서는 평균 소변 유리 코르티솔(mean urinary free cortisol, mUFC)이 정상수치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쿠싱병 환자 137명이 등록된 임상에는 오실로드로스타트 2mg을 하루 2회 투약하는 것을 유도요법으로 시작해 2주간격으로 투약용량을 늘려 최대 30mg 1일 2회 용법을 진행했다.
일단 앞서 보고된 8주차 임상데이터에서는 오실로드로스타트 치료 환자군에서는 완전 반응률(complete response)이 86.1%로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이번 추가 업데이트 결과에서도, 치료 환자군 대부분이 부분 또는 완전 반응률을 높게 유지한 것으로 보고한 것.
더욱이 남성 쿠싱병 환자군에서도 치료48주차까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mUFC 농도를 정상 상한치로 유지한 환자가 절반을 넘겼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안드로겐이나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가하는 등의 이상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여성 환자군에서는 안전성과 관련해 다모증(hirsutism)이나 여드름 등이 일부 보고됐지만, 이로인해 치료 중단한 사례는 없었다.
기존 약물 치료 "ACTH 억제기전 등 부작용 지적 빈번해"
상황이 이렇듯, 쿠싱병 진단 및 치료 임상가이드라인에는 변화의 바람이 역력하다.
질환 특성상 고코르티솔혈증(hypercortisolism)이 지속되면 고혈압·심근경색·심부전·뇌혈관 장애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나 혈전색전증, 근골격계장애, 면역억제, 당뇨병 발생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도 관계가 깊다. 이러한 이유로 쿠싱병의 조기진단과 치료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한내분비학회의 경우도 지난 쿠싱병 진단 및 치료 임상가이드라인에서, 잔류 종양이 발견되거나 재발한 쿠싱병 환자에서 2차 치료옵션으로 감마나이프방사선수술(GKS)이나 사이버나이프(CyberKnife) 등과 같은 방사선 외과적 수술법을 제시한 것과 동시에 승인이 보류된 신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Endocrinol Metab 2015;30:7-18).
더불어 기존 치료제들 대부분이 희귀질환 치료제들로 부분적인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많다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아형 5에 작용하는 파시레오타이드(제품명 시그니포) 등을 유효 옵션으로 추천했다.
해당 약물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의 분비를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약물로, ACTH의 과도한 분비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것에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파시레오타이드와 함께 병적으로 증가한 ACTH를 억제하는 약물로 '카베골린(제품명 도스티넥스정)' '테모졸로마이드(제품명 테모달)' 등은 사용에 있어서 일부 문제점이 나왔다.
카베골린은 효과 이면에 약물의 지속적인 투여로 소위 약효가 감소하는 도피현상(escape phenomenon)이 관찰됐으며, 테모졸로마이드 역시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쿠싱병에는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만이 언급된 것이다.
이외 약물 옵션으로 '케토코나졸'의 경우 주요 부작용으로 간독성, 소화계 장애, 남성에서 성선기능저하증 등이 거론된 바 있으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인 '미페프리스톤'은 프로게스테론의 경쟁적 저해제로 과다복용할 경우 코르티솔결핍증 및 고혈압의 악화 혹은 저칼륨혈증, 자궁내막증식증 등이 보고된다고 정리했다.
학회는 "일반적으로 쿠싱병은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과다복용 등으로 발생하는 쿠싱증후군과는 원인부터가 다르다.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이 쿠싱병의 직접적인 유발요인"이라면서 "쿠싱병의 진단과 치료가 지체되면 코르티솔 과다분비로 인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희귀질환으로 지정된 쿠싱병의 진단과정을 간소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치료효과를 끌어올린 신약의 사용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쿠싱병은 30세~50세 연령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게 보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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