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들 "변화는 싫지만 최대집 회장은 안된다" 의사 표현 확대 개편 예정된 범투위 구성 및 위원장에 관심 집중
재적대의원의 3분의2 이상 참석. 참석대의원의 3분의2 이상 '찬성'. 대한의사협회 회장 탄핵을 위한 조건이다.
27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는 재적대의원 242명 중 203명이 참석했다. 3분의2가 훌쩍 넘는 숫자다. 이 중 최대집 회장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숫자는 114명이으로 참석대의원의 3분의2에 미치지 못했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탄핵 조건에 미치지 못했지만 임총 참석자의 절반 이상이 탄핵에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열린 임총에서 최대집 회장 불신임 투표 결과보다도 높은 숫자다. 당시에도 재적대의원 239명 중 3분의2가 훌쩍 넘는 204명이 참석했지만, 찬성표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표가 훨씬 많았다.
회장 불신임에 반대표를 던진 대의원들도 이 숫자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의사회 한 임원은 "결국 대의원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결말을 냈다"면서도 "불신임 안건에 찬성한 사람이 과반수를 넘었다는 것은 현 집행부를 반대한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의정협상이 불발될 수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데다 대의원 사이에서는 회장이 불신임 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부담스러운 소문도 있었다"라며 "비상대책위 구성 안과 함께 나온 운영규정안 중 비상식적인 부분이 있어 최종적으로 거부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측했다.
경상북도 한 대의원도 "최대집 집행부는 심기일전해야 한다"라며 "찬성표가 제법 나왔다. 통과는 안됐지만 집행부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집 집행부 불신임 문제는 해마다 반복된 상황인 만큼 이번에는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진료과의사회 임원은 "사실 앞서 불신임 임총이 열린 이후에도 최대집 집행부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라며 "집행부를 개편하는 등 혁신적인 조치가 없었다. 이제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피를 영입한다는 등의 혁신을 누가 믿겠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최대집 회장은 지난해 12월 불신임 위기를 탈피한 후 인적 쇄신을 공언했지만 집행부 소폭 개편에 그쳤다.
비대위 구성안까지 부결…확대 범투위에 쏠리는 눈
임총에서 비대위 구성안까지 부결되자 대의원의 시선은 앞으로 확대 개편될 예정인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여당과의 협상과 함께 투쟁도 병행할 조직체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범투위 위원장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 대의원은 "마음에 상처가 난 회원들, 의대생을 의협 집행부가 보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회원의 뜻을 합할 수 있도록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노력의 일환으로 앞으로 이뤄질 대정부 협상에서 젊은의사의 뜻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확대 개편할 범투위를 비대위에 버금가는 조직으로 생각하고 위원장도 최대집 회장이 직접 맡을 게 아니라 세대와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라며 "내가 (위원장을) 하겠다는 아집을 버리고 상처 입은 회원을 안으려는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진료과의사회 임원도 "현 상황에서 의료계 내부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범투위 위원장에 이론과 지각을 갖추면서 젊은의사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라며 "전공의와 의대생을 범투위 위원으로 대거 포함시켜야 한다"라고 전했다.
최대집 회장도 "남은 임기 동안 오직 화합 위해 최선 다할 것"
최대집 회장은 임총 다음날인 28일 오후 대의원 서신문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최 회장은 "회장과 임원 불신임안과 비대위 구성안이 모두 부결됐지만 과정과 결과를 모두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며 "대의원이 보여준 호된 질책과 따끔한 지적을 잊지않고 남은 7개월 임기 동안 오직 의료계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대의원의 준엄한 명령을 빈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정 합의 이행을 통한 가시적 성과와 의료계 내부 갈등 극복과 신구조화, 당면한 여러 현안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통한 회원 권익 도모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늘 명심하면서 대의원이 만족할 수 있는 회무가 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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