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제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 진단기술 청사진 제시 맞춤 처방 제공 위한 디지털화 중요성 강조 "선제적 대응"
한국 의료산업의 미래 'CEO'에게 묻는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호황에 가려졌던 의료산업 분야가 4차 혁명의 물결을 타고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더 없는 기회를 만나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 의료산업 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을 CEO들을 찾아가 직접 물었다. |편집자주|
|"맞춤의료와 디지털로 진단의 새 미래 연다"-한국로슈진단|
"앞으로의 진단 솔루션은 '맞춤 의료'와 '디지털'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로 압축될 것입니다. 전면 자동화로 검사실의 새 지평을 열었듯 로슈진단의 혁신 DNA를 이 방향으로 이식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죠."
120년 역사의 로슈진단이 한국에 진출한지 30년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기간동안 로슈진단이 바꿔놓은 변화는 명확하다.
과거 의료진이 카트로 검체와 시약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검사실은 이제 고요한 기기 소리로만 채워진다. 로슈진단이 한국에 도입한 전자동 진단검사 기기에 의해서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진단검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현재 과연 글로벌 리딩 그룹이 바라보는 진단 솔루션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한국로슈진단을 이끄는 조니 제 대표이사는 그 방향성을 '맞춤 의료'와 '디지털'로 요약했다.
"그동안 진단검사 솔루션의 핵심은 매우 명확했습니다. 더 많은 양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죠. 30년간 로슈진단이 집중한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모든 R&D가 이쪽으로 집중됐고 그 결과 혁신적 제품들로 검사실을 완전히 바꿔놨죠."
실제로 로슈진단은 그룹 차원에서 R&D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붇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산업군을 통틀어 매출의 20%를 R&D에 쏟는 기업은 사실상 로슈진단이 유일하다.
그렇기에 로슈진단이 내놓는 솔루션은 업계의 방향성이 된다. 검사실 자동화가 지난 10년간 진단검사 영역에서의 키워드가 된 것이 그 예다. 그런 로슈진단이 이제는 맞춤의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솔루션의 핵심이 '맞춤'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PHC(personalised healthcare)를 로슈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더 많은 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개개인에 맞춘 진단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진단은 전체 의료비 중 2%에 불과하지만 치료에 대한 의사 결정 중 80%는 진단검사에서 결정돼요. 이제는 진단기업이 단순한 진단기술의 발전을 넘어 치료 모니터링과 환자군 분류, 예후 측정, 진단, 선별검사까지 이어지는 모든 의료 여정에 대한 솔루션을 포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죠."
로슈그룹 차원에서 제약사업부와 진단사업부간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또한 로슈진단은 국내외 제약사들과 동반진단 바이오마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맞춤의료의 길을 열고 있다.
로슈의 표적 항암제인 티센트릭을 예를 들면 PD-L1 발현율 등을 정밀 진단하고 폭넓은 변이 가능성, 동반 진단, 나아가 최적의 처방전략을 제공해 약물이 최적의 효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는 전략이다.
'맞춤의료'와 함께 '디지털'에 방점을 찍은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이러한 솔루션의 핵심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에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 네비파이 튜머보드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것도 연장선상이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환자의 모든 검사실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 검사 결과를 그때그때 찾아보지 않아도 환자의 상태와 결과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조니 제 대표는 "매년 전 세계에서 로슈진단 제품으로 약 200억건의 진단검사가 시행된다"며 "이 데이터만 해도 엄청난 빅데이터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환자의 검사 결과들을 한 곳으로 모으면 의료진에게 매우 깊은 통찰력을 지닌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며 "특히 국내 환자와 해외 환자의 차이점은 물론 국가별 특성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의료의 큰 기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방향성에서 조니 제 대표는 한국 시장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할 만큼 한국의 의료 인프라가 가진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가 강하며 의료진의 수준이 세계 정상급인데다 디지털 기술 또한 세계가 주목할만큼 압도적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조니 제 대표는 "단순히 매출 기여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보건의료산업 시장은 상당히 매력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의료진의 수준이 매우 높은데다 디지털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로슈그룹의 핵심 전략인 '맞춤 의료'와 '디지털'을 펼쳐내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의료진과 환자들은 혁신적이고 선진화된 로슈의 기술들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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