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확보, 2월부터 공급에 나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이 이에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3상에서의 결함 발견으로 추가 임상이 내년 초까지 진행된다는 점, 백신을 선구매한 세계 각국이 필요 물량 추가 확보에 팔을 걷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획 물량 확보 및 연초 공급에 대한 낙관론은 섣부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8일 정부는 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해외개발 백신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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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균형 공급을 위한 다국가연합체 코박스퍼실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약 1000만명분, 그리고 글로벌 백신 기업 약 3400만명분을 통해 최대 4400만명분 해외개발 백신을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백신은 당장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으로 정부는 2021년도 목적예비비 9000억원을 포함 약 1조 3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실제로 2월부터 해당 백신이 국내에 도입 및 보급될 수 있는지 여부다.
11월 23일 공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 백신 2/3상 결과는 1만여명 성인을 대상으로 중간 도즈를 맞은 2741명에서 90%, 풀 도즈를 맞은 8895명에서 62%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풀 도즈보다 중간 도즈에서 효과가 더 좋은 기현상이 나타났고, 90% 예방률이 불과 2741명 분석에서 얻은 자료이기 때문에 최소 만명 단위 이상의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는 게 감염 전문가들의 지적.
감염학회 관계자는 "백신 선구매 뉴스를 보고 찾아봤지만 구체적인 접종 시기 및 접종 우선순위 대상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우선 도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점검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효능, 안전성을 밝힌 3상 대상자가 너무 적고 중간 도즈, 풀 도즈를 합쳐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이상한 행태도 있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 끝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스칼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효능, 안전성 논란 관련 외신 인터뷰를 통해 추가 임상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추가 임상이 이르면 1월 끝난다고 가정해도 결과를 분석하고 보건당국에 승인을 요청하는 과정을 거치면 2월 도입은 이상적인 계획에 가깝다는 것.
모더나, 화이자 백신도 원료 부족으로 인한 출하 목표량 감축 소식을 알리면서 미국은 올해 백신 공급 목표치를 3억명분에서 3500만명 안팎으로, 영국은 1000만명분에서 절반 수준으로 공급량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공급 출하량 감소가 실현된다면 한국 정부의 4400만명분 계획은 백신 선구매 계약을 맺은 해외선진국들에게 밀려 물량 감소 및 수입 일정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 백신 4400만명 확보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마 부회장은 "백신 접종 후 효과, 효능,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 후 회사별로 효과, 시간별 효능, 이상반응을 관찰하는 연구가 필요하고 백신 이상반응의 연구는 능동감시를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백신 공급은) 정부 주도형으로 하면 안된다"며 "대통령이나 지자체장이 나서지 말고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감 백신 접종 때의 경험을 생각하면 이번 코로나19 백신의 관리 및 유통 체계 역시 불안하다는 게 그의 판단.
마 부회장은 "철저한 백신관리가 요구되고 장단기 이상반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각 지역별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행정관서에 대응팀 및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이상반응 실시간 보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VARES처럼 보고된 내용은 전문가 위원회에서 백신 연관성을 판단하도록 한다"며 "현재 3상이 진행된 백신의 경우 자료를 확보해 전문가들에게 보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의 노인층은 독감접종 후 오비이락 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어 사망과 백신과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관찰해야한다"며 "국민들이 방역당국을 신뢰하지 못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면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는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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