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신경외과 개원가, 수술·경증 입원 감소로 병상 무용지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몸집 줄이기 택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병상규모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개원가의 병상 운영이 크게 감소했으며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등 또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의원급 병상 운영 현황 자료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2사분기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의료기관 수는 매년 증가하는 반면 병상 수는 감소, 개원가에서 병상을 축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단연 눈에 띄는 전문과목은 정형외과. 개원가 중 가장 많은 병상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변화도 컸다.
정형외과는 지난 2018년 2043곳에서 2019년 2130곳, 2020년 2221곳으로 매년 늘어난 반면 의원당 병상수는 2018년 11.71병상에서 2019년 9.83병상, 2020년 9.18병상으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신경외과도 기관 수는 매년 늘었지만, 의원당 병상수는 2018년 8.17병상에서 2019년 6.94병상으로 급감한 이후 2020년 6.49병상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부인과 역시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수준은 아니지만 병상 규모를 줄이고 있는 전문과목 중 하나. 2018년 의원당 병상수는 4.06병상에서 2019년 3.62병상으로 떨어진데 이어 2020년 3.43병상으로 또 다시 줄었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외과의 경우 의원급에서 병상을 운영하는 비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왜 병상 운영을 축소하는 것일까.
결정적인 이유는 나름의 생존전략. 일선 개원의들은 철저히 의료기관을 운영하는데 있어 효율성에 따라 움직였다.
정형외과의사회 이태연 회장은 "자보환자 등 경증환자의 입원이 사라지는 추세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의원급에서 수술을 기피하는 환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병상 축소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수술환자가 있어야 병상을 운영하는데 환자 상당수가 대형 의료기관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의원급 병상은 남아돌게 되면서 급기야 병상을 축소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개원의 중 수술을 지속하려면 병원급으로 규모를 확장하거나 아예 병상을 없애고 외래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분위기"라면서 "앞서 텅빈 병상을 유지하던 개원의들도 결국에는 양자택일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신경외과의사회 박진규 회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봤다. 즉,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병원급으로 규모를 키우지 않을 바에는 외래중심으로 운영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박 회장은 "최근 2년새 인건비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몸집을 줄이는 것을 택하는 개원의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대형화하지 않을 바에는 외래만 운영하면서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것을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재활의학과 병상규모는 2018년 654병상에서 2019년 569병상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에는 611병상으로 다시 상승하며 다른 양상을 보였다.
흉부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는 병상규모 비중은 낮았지만 다른 전문과목과 달리 소폭이지만 늘기도 했다. 흉부외과는 2018년 164병상에서 2019년 168병상, 2020년 175병상으로 조금씩 늘었으며 마취통증의학과는 2018년 690병상에서 2019년 761병상으로 늘었다가 2020년 739병상으로 주춤했지만 재작년 대비 높은 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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