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태 신임 대한의학회장, 취임식서 정치적 주장 일갈 "자칭 전문가들 단편 지식 의존…의학회가 중심 잡겠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사람도 의사고 의사 수가 넘쳐난다는 사람도 의사다. 서로 자기만 맞다고 주장하며 의학계 내부에서조차 근거를 만들 생각을 안하는데 정부와 소통이 될 턱이 있는가. 투쟁은 대체 왜 하나."
14일 2021년도 정기총회에서 대한의학회를 이끌 수장에 오른 정지태 신임 의학회장은 의료 제도 개선을 위한 의학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은 취임 일성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미 국내 의학자들이 세계를 주름잡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제도와 논의 구조는 너무나 후진적인 상황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
더욱이 정치적인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하면서 개선을 위한 움직임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다.
정지태 의학회장은 "국내 의학계는 오랜 세월동안 미국과 유럽의 최신 정보를 먼저 얻어 뒤쫓아 가는 것이 첨단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연구나 치료법을 하기에 앞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분석하고 참고해 볼 부분들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결국 이제 우리보다 앞서 나가는 학자들이 없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우리가 가는 길이 새로운 길이며 새로운 세계라는 것"이라며 "단순히 침소봉대나 자화자찬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이제 우리는 의학 지식과 의학 기술을 이끄는 리더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제도에 대한 아쉬움도 여기서 출발한다. 이미 세계 의학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의료제도 만큼은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정 의학회장의 분석.
더욱이 의학계에서조차 제대로된 논의와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분오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털어놨다.
정 의학회장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사람도 의사고 의사가 넘쳐난다는 사람도 의사"라며 "적어도 의학계 내에서 합의된 의견이 필요한데 서로 자기만 맞다고 주장하며 함께 만나 논의조차 해보지 않는 것이 현재 우리의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단편적인 자신의 연구를 통해 표피적으로 얻은 지식을 최고의 전문 지식으로 착각하는 한 의료계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며 "안되면 투쟁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작 투쟁하자 하면 참여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은 것도 현실"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그는 너무 많은 전문가들이 아무런 근거없이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제대로된 근거를 만들 고민과 논의도 없이 정쟁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사 수만 하더라도 매년 OECD 통계를 인용하는데 대체 이 통계를 적용하는 근거가 어디있느냐는 반문.
정지태 의학회장은 "대한민국에 필요한 의사 수를 구하는데 정부도, 언론도, 정치권도, 학계도 정확하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는 OECD 통계를 매년 인용하고 있다"며 "OECD 통계는 후진국과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보여주는 참고 수치인데 세계 10대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 통계를 쓴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는 시대착오적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우리 형편에 맞는 의사의 근무시간은 몇 시간인지, 또한 그 근무 시간을 근간으로 필요한 의사 수를 구해보는 일을 해보지도 않았다"며 "또한 95% 이상의 의사가 전문의를 취득하는데 과연 전문의 수가 그렇게 필요한 것인지는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 의학계를 이끌어 가는 리더 국가로서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부분들을 정쟁에 휩쓸려 제대로 분석하고 연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 의학회장은 "정치적 목표에 따라 의학 교육의 질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세력조차 등장하고 필요하면 자기 동네에 의과대학을 세우겠다고 한다"며 "의료는 국민의 건강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의학은 인류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확고한 의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그 개서늘 위해 의학회가 의료계의 중심 위치를 다져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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