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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 피부과 정원 확대 논란 의료계로 확산...의협 성명 발표

원종혁
발행날짜: 2021-01-29 11:11:49

의협 "화상치료 등 공공의료 수행 복지부 해명 설득력 떨어져"
대개협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의사 활동 보류 바람직"

의료계가 국립중앙의료원(NMC) 피부과 1명을 포함한 신규 전공의 정원을 증원한데 대해,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거듭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정원 증원' 보도와 관련해 즉각 해명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28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협은 성명을 통해 "2021년도 전공의 정책 별도정원은 모두 93명으로 대부분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필수 의료 영역과 가까운 과목들로 이뤄졌다"면서 "피부과에 배정된 인원은 전체 2명으로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미 1명의 정원이 있는데도 추가배정을 했다"며 "이는 매우 드문 사례이므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발단은 일부 언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국립중앙의료원 인턴에 지원한 것과 유사한 시기에, 보건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레지던트 별도 정원을 1명 증원했다는 의문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이에 복지부는 28일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정원 증원 보도 관련'한 설명자료를 내어 "국립중앙의료원이 권역외상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어 피부과로 배정된 정책별도정원 1명은 외상, 화상 치료 등 공공의료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턴에 합격하더라도 1년 간 인턴 수련을 거쳐야 한다. 인턴은 전문과목 배정 대상도 아니므로(전문의 수련규정) 올해 배정된 피부과 레지던트 정원은 시기적으로도 정책적 정원 배정으로 인한 혜택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명에 나섰다.

국립중앙의료원도 당일 입장문을 통해 "본원의 인턴 정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2-31-30-29-28-29명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1명 늘었으나 그것은 예전 정원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정 개인의 인턴지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의 전공의 정원 변화를 엮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억측에 불과하다. 최종결과는 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내일 1월 29일 오후 1시에 발표될 것이고 그 과정은 적법한 절차가 있으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될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러한 설명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받아쳤다. 대표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에 피부과 전공의를 증원하는 것이 공공의료 강화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는 얘기다.

일단 복지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 배정된 정원은 '정책별도정원'으로, 올해 한시적으로 배정된 것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매년 새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권역외상센터는 2023년 개소가 예정된 상황.

의협은 "권역외상센터 개소를 위해 피부과, 그것도 전공의를 추가로 뽑는다는 것도 2023년에 개소할 센터를 위해 2021년 한 해에만 전공의를 한 명 더 뽑도록 했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통상 전공의 정원은 각 과목 전문학회가 전문의의 수요와 공급 추이, 각 병원의 진료 현황과 성과, 수행하는 연구의 질, 전공의의 수련 여건과 교육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엄격하게 관리하게 된다.

의협은 "학회가 매년 새로 선발한 전공의 정원을 제시하면 보건복지부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인데, 정작 해당과(피부과) 전문학회 조차 특별한 이유가 없이, 특정 병원의 전공의 정원이 증원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전공의 배정의 이유로 화상 치료도 함께 언급했지만,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는 스스로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피부질환뿐만 아니라 피부미용과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화상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화상 치료를 전문분야로 소개하고 있는 의료진도 따로 없는 상황에서 한시적인 전공의 증원이 화상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날을 세웠다.

따라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립중앙의료원 별도정원 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국립중앙의료원에 배정된 '정책 별도정원'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었는지 그 과정을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며 "의료원 측에서 먼저 요청을 한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요청하게 된 것인지, 보건복지부는 어떠한 과정으로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고 정원을 부여한 것인지를 밝히면 해결되는 문제"라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의 요청 없이 보건복지부의 자체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그러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의 기록을 공개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대개협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의사 활동 보류, 국민건강에도 바람직"

한편, 해당 문제를 놓고는 개원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 또한 28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 면허 자격에 논란이 있는 사람을 국립의료원이 인턴으로 선발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일었던 부산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부정과 관련,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학이 취소될 여지가 있으므로 의사 자격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

대개협은 " 국립의료원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시스템은 물론, 현재 코로나 방역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만약 여기에 의사 면허 자격이 문제가 되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다면, 다른 의료기관들이 국립의료원의 권위와 전문성을 신뢰하고 환자들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누구든지 채용의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은 철저한 검증과 사후 문제 발생 가능성 등을 예상해 선발하라는 뜻"이라며 "문제 당사자 역시 본인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우려를 감내하고,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의사로서 활동을 보류하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4만 개원의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항상 국민건강의 수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국립의료원 역시 그 위상에 걸맞은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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