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제 방식을 도입한 41대 의협회장 선거 열기가 여느 선거전과 달리 '조용하다'는 얘기들이 적잖이 흘러나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무엇보다, 스킨쉽이 중요한 선거판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데 속내를 보면 다를 수 있다.
유세 초반 캠프별로도 "생각과 달리 관심이 끓어오르질 않는 것 같다" "붐업이 되지 않아 투표 참여율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 작년 8월 전국의사총파업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라 의협 새 리더에 이슈가 몰릴 것이란 사전 관측과는 어느정도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주목해볼 점은, 여타 선거와 비교해 이번 41대 선거전에 출마한 여섯 후보자들의 네거티브(흑색선전) 운동이 없었다는 부분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선거기간 물밑에서 벌어지는 타 후보 비방의 노이즈 선전이나 후보자들간 인신공격성 발언, 날선 공방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거에 관심도를 높이려 '약방 감초'격으로도 이용되는 네거티브가 빠지면서, 이슈몰이가 적었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였다. 네거티브 선전이 오히려 상대측 지지자들의 반발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데, 유세 분위기까지 조심스러워진 탓이었다.
여기서, 이례적으로 치러진 포지티브 행보가 문제라는 말은 아니다. 투쟁으로 분열된 의료계에, 대회원 화합을 위한 여섯 후보자들의 조용한 선거행보에는 충분히 박수를 보낸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일단 선거인명부 열람율은 지난 40대 선거 대비 8% 늘면서 4000표 가량의 유권자가 늘었다.
전자투표 기준 일차투표 첫날인 17일 투표율은 약 33%를 기록해, 지난 40대 선거 첫날 투표율보다 7% 포인트 가량 앞섰다. 이러한 흐름은 이틀째인 18일 44%를 넘기며, 마지막날 최종 투표율은 50%를 넘어서며 40대 최종 투표율을 상회했다. 늘어난 열람율 만큼 실 투표자들의 득표율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높아진 투표율과 유권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결선투표 기간 선거운동 규정에 있다. 일차투표의 경우 늘어난 열람율 만큼 투표율이 따라 올랐으나, 최종 결선투표에는 향방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9일 1차 투표 종료 직후부터 26일 결선투표까지, 결선에 오른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는 제동이 걸리면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지적들이 나오는 것이다. 13만 의사회원를 대표하는 의협 선거에 6000표 회장 당선인이라는,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까지 받으면서 굳이 애매한 선거규정으로 참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
후보자들간 사전, 사후 야합을 막으려는 취지 자체는 십분 이해한다.
그런데 일차투표에서 최다득표를 얻은 후보자라고 해도, 결코 결선투표에서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남은 7일간, 중요한 기로에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자체를 막아 놓는 규정에는 문제가 커보인다.
결선투표를 도입한 지난 대의원 총회에서 선거관리 규정을 이렇게 못박아 놓다 보니, 당장 문제를 개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선거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은 다음 대의원 총회를 통해 손질을 해야할 부분이니까.
의료계 포스트(Post) 투쟁 시대, 화합과 협상을 공통 가치로 올린 이번 41대 선거전엔 첫 결선투표 도입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어떤 규정이든 새로 만든 기준엔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문제점은 알았다. 선거 이후 해결책을 찾아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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