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원하는 중증·희귀 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심층진찰수가 시범사업)를 시행한 결과 의료진의 약 60%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료기관 및 참여의사가 소수에 한정돼 있어 참여를 유도하는 기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대한내분비학회는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내분비질환에서 진찰료 개편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은 일명 '15분 진료 사업'으로 일컬어진다. 처음 진료를 받는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충분한 상담 시간을 보장하고 의료진에는 상담 시간에 비례한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됐다.
심층진찰수가 시범사업 도입배경 및 현황을 발표한 임병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제도에 참여한 의료진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현황 및 개선책을 제시했다.
9일 대한내분비학회는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내분비질환에서 진찰료 개편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2020년 기준 25개 참여기관, 참여의료진 228명, 심층진찰 환자수 8085명을 기록중이다. 참여의료진을 과목별로 보면 내과 97명, 소아청소년과 32명, 외과 23명, 기타 진료과 84명이다.
설문은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내과계 86명, 외과계 44명, 소아/기타 32명을 대상으로 했다. 질환군으로 보면 종양 64명, 희귀난치 60명, 기타 38명이다.
기존 외래에서의 초진 환자 진료시간에 대해 5~10분으로 응답한 사람이 57명(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15분이 50명(31%), 20분 이상 22명(14%), 15~20분이 20명(12%), 5분 이하 13명(8%) 순이었다.
일반 환자 대비 심층진료 환자 비율을 묻는 질문에 129명(80%)은 0~25%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어 15명은 25~50%를, 11명은 50~90%, 7명은 90% 이상이라고 답했다.
15분으로 설정된 심층진찰 진료시간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61%(90명)는 적절하다고 답했다. 짧다는 응답은 11%, 길다는 응답은 4%였다.
사업 만족도에 대해선 만족이 45%(73명), 아주 만족이 14%(22명)으로 약 60%의 의료진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보통은 31%, 불만족은 8%, 아주 불만족은 2%였다.
만족의 이유는 시범사업의 당위성 그대로 '충분한 진료시간'이 최다(113명)로 꼽았다. 이어 환자 대기 시간 감소, 환자 신뢰도 증가, 전문성에 대한 보상 순이었다.
불만족의 이유는 사업 자체보다는 시스템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가 지적됐다. 94명이 예약시스템의 문제를 꼽았고 이어 86명이 낮은 수가를, 37명이 불충분한 진료시간을 꼽았다.
임병찬 교수는 "언론, 학회,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시범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나타났다"며 "설문 결과 참여 의료진 만족도가 높게 나오는 등 긍정적 평가가 뒤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적극적 참여가 소수 의료기관 및 소수 참여의사에 한정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며 "심층진찰과 일반진찰의 구분이 어렵고, 재진으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 등은 기존 진료시스템과 상충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단순 상병코드가 아닌 중증도가 반영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며 "상급종병 내에서도 역할과 기능의 차별화 및 타사업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사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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