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모교 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인턴 정원 조정 결과에 따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한 위원은 신임 박중신 위원장이 당면한 과제를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13일 대면회의를 열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박중신 위원장은 2022년말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를 주재한다. 2기 출범 당시 박중신 위원 등 수평위 회의 모습.
신임 박중신 위원장(1963년생)은 서울대병원 교육연구부장과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등을 역임한 전공의 수련 분야의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의학회 부회장인 그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1기에 이어 2기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공의 수련환경과 수련병원 평가 그리고 복지부 수련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수련병원 평가와 전공의 이동수련, 당직비용 문제, 지도전문의 자격·교육 및 전공의 폭행·성차별, 임신 전공의 수련시간, 수련병원 전공의 정원 책정 등 사실상 모든 수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료계 관심은 박중신 위원장의 서울대병원 행정처분에 따른 인턴 정원 처리 방식이다. 박 위원장 스스로 모교 병원인 서울대병원에 메스를 대야 한다는 의미이다.
복지부는 2019년 12월 서울대병원을 대상으로 인턴 113명 감축과 과태료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2017년 서울대병원 인턴 113명이 필수과목 유사 진료과(소아00과)를 돌며 미이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처분을 결정했다.
서울대병원(원장 김연수)은 대형로펌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전공의 정원 감원의 법적 근거 부재와 비례 원칙 위배에 따른 과도한 조치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서울대병원 소명자료를 토대로 수 개월간의 논의를 통해 미이수자 추가 수련(온라인 수련교육 병행)을 권고했다.
하지만 행정처분 핵심인 전공의 감원 인원 및 감원 기간 그리고 서울대병원 최종 처분을 잠정 연기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2022년부터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의 단계적 감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상반기 중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 113명 감축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중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 조정 방안을 확정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 감축은 다른 수련병원의 인턴 정원 증원으로 귀결된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 113명의 일괄 감축이 어렵다면 단계적 감축 등 전공의법 위반에 따른 명확한 패널티가 필요하다"면서 "박중신 위원장이 원칙에 입각해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회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위원장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젊은 의사들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허위 당직표 등으로 전공의 주 80시간(최대 88시간)을 어긴 대형 수련병원도 긴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중한 성격인 박중신 신임 수련환경평가위원장은 "전공의 수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함축적 의미를 담아 짧게 답변했다.
서울대병원은 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최종 결정을 기다리면서 인턴 113명 정원 감축에 따른 법적 소송을 비롯한 대응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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