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협의체, 공공의대 권역별 확대 "국립·사립의대 동시 증원해야" 의협 불참 속 토론자별 방법론 피력…복지부 "적정 환자·진료시간 마련"
양대노총 등으로 구성된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가 6000명의 의사 증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공공의대 권역 신설과 지역의사 양성 등도 주장해 의료계와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경실련, 소비자연맹, 환자단체연합회, YMCA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는 20일 오전 여의도 이름센터에서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정원 확대 공청회'를 개최했다.
경실련 김진현 보건의료위원장(서울대 간호대 교수)은 대표 발제를 통해 이용자 협의체의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지역 공공의사 양성과 공공의대와 연계할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1개 공공의대가 아닌 권역별 공공의대 설립 그리고 기존 국립의대와 함께 사립의대 정원 확대 등을 제언했다.
특히 현 의대 정원 3000명에서 매년 3000명을 추가해 6000명을 10년 간 증원해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창했다.
김진현 보건의료위원장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매년 400명씩 10년간 증원으로는 수급 불균형 해소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의대 입학 정원을 6000명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중 절반은 필수의료를 진료할 지역 의사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에 동의하면서 상이한 방법론을 피력했다. 의사협회는 불참했다.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는 "지역 필수의료 부족 현상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급여를 높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면서 "의사 인력 부족에는 공감하나 어느 정도 필요한가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적정 증원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임 교수는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구 서남의대 49명 정원은 의사인력 확충과 상관없다. 의사협회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기존 의대 증원보다 공공의대 설립이 바람직하다. 의료계가 지적하는 의학 교육 질 문제는 교수 자원 배출과 교육 강화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지역 의사 양성을 위한 별도 트랙이 필요하다. 의료인력 양성과 수련시스템, 의료전달체계, 지역 친화적, 환자 중심, 일차의료 중심으로 의대와 수련병원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가 수련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역의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변화한 수련병원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 흉부외과와 외과를 전공하고 개원하는 현실은 선진국에서 벌어지지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윤 교수는 "지난해 의사 파업 때 국립의대와 국립대병원 일부도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을 후원해줬다"면서 "지역의료에 관심 없는 의대 증원을 늘린다고 해결 안 된다. 질적 변화를 전제한 양적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올라온 안동대 교육 관계자와 전남 지역 공무원은 공공의대 신설을 호소했다.
안동대 김현기 기획처장은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구하기 힘들다. 지역 주민은 공공의대 설립 요구가 강하다"면서 "보건의료와 응급의료가 취약하고, 고령화로 지방 소멸이 우려된다. 공공의대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남 강영구 보건복지국장은 "전남 지역에서 의료는 생존의 문제"라고 전하고 "기존 의대 정원 확대는 전남에 아무런 혜택이 없다. 참담한 심정이다. 일본과 같이 자치 의대를 요청했다"며 의대 신설을 주창했다.
복지부는 의대 정원 인원수에 언급을 자제하면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한 세부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현재 의정 협의체와 이용자 혁신협의체,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등 3가지 트랙으로 의료인력 양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의사 인력 확충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방안과 중장기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중 제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 공청회를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공공의료 인력 양성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면서 "지역과 계층의 차별 없는 의료제공 그리고 병상과 인력, 의료전달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담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립의대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의대를 선택했고, 수련과 진로를 정하는지 검토하겠다. 의사 1명 당 적정 환자 수와 진료 시간을 마련하고, 의원과 병원, 대학병원에서 작동하는지 보겠다"며 "양이 아닌 질 중심 의료시스템과 보상책 등을 통해 의사 인력 확충 필요성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코로나 상황이라고 의료인력 양성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 상반기 중 로드맵을 마련하겠다. 의견 청취를 통해 이용자와 공급자 공감 속에 진행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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