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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청구로 환수 위기 요양병원장 '금융기록'이 살렸다

박양명
발행날짜: 2021-05-12 05:45:53

건보공단, 근무표‧근로계약서 등 근거로 간호인력 미신고 판단
법원 "송금 내역 등 객관적 확인 가능…건보공단 결정 증거 부족"

입원환자 간호인력 신고를 속이고 부당하게 급여를 청구했다며 요양병원장에게 환수 처분을 내린 건강보험공단.

법원은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는데, 병원장이 간호인력에게 지급한 입금내역 등 금융 관련 기록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훈)는 전라북도 A요양병원 J원장이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 환수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건보공단은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 2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건보공단 B지역본부는 방문 확인을 통해 A요양병원이 일하지도 않은 간호조무사 3명의 이름을 입원환자 간호 전담 간호인력으로 신고하고 요양급여비를 부당청구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요양병원입원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위반했다며 2140만원 환수 결정을 내렸다.

건보공단은 A요양병원이 낸 간호과 근무표,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사직서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J원장에게 처분 사유를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J원장은 간호조무사의 근무표가 누락된 것일 뿐이라고 항변하며 서명을 거부하다가 '정밀실사'를 나왔을 때 직원들의 업무 부담 등이 걱정돼 결국 서명했다.

그는 "간호조무사 근무표에는 행정 착오가 있음이 명백했고 추후 일체를 증명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다"라며 확인서에 서명한 이유를 밝혔다.

J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문제가 된 간호조무사의 출근부와 입금표, 소득자별근로소득원천징수부,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추가로 제출했다.

이는 간호조무사가 출근하지 않았다고 건보공단이 판단한 날짜에 실제로는 근무했음을 보여주는 기록들이었다. 즉, 건보공단의 급여 환수 처분 사유와 명백히 배치하는 것.

재판부는 "자료들 간의 모순이 있음에도 어떤 이유로 건보공단이 급여 환수 처분을 인정했는지 경위를 알 수 없다"라며 "모순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J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입금표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은 금융기관 명의의 출납필 직인이 찍혀 있다"라며 "J원장이 급여환수 처분 이후 사후적으로 만들어낸 문서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J원장의 금융거래 정보 제출명령 신청에 따라 객관적으로 확인된 송금 내역도 건보공단의 판단과 배치된다"라며 "J원장의 서명이 있는 확인서와 그 밖의 증거만으로는 건보공단의 급여 환수 처분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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