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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 10년 만에 올랐지만…코로나 여파로 진료비 '뚝'

박양명
발행날짜: 2021-06-29 05:45:58

디비디비딥작년 편도수술 수가 21% 인상 불구 진료비 15% 떨어져
심평원, 포괄수가제 통계 공개...안과 수정체 수술 상승세 눈길

2012년 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포괄수가제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수가가 대폭 올랐지만 코로나19의 그늘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이비인후과의 '편도수술'은 수가가 21%나 인상됐지만 코로나19 직격타로 실감이 불가능했다. 반면 안과 수정체수술 수가도 10.1% 증가했는데, 진료비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 눈길을 끌었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2020년 손에 잡히는 의료 심사 평가 길잡이' 중 포괄수가제 진료비 변화를 살펴봤다.

2012년 도입된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는 포괄수가제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할 때부터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진료에 대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도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입원비가 하나로 묶여 있는 셈인데 4개 진료과의 ▲수정체수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 ▲충수절제술 ▲탈장수술 ▲항문수술 ▲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 ▲제왕절개분만 등 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한다.

약 10년 동안 수가는 변동이 없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수가가 올랐는데, 기존 수가 대비 평균 6.5% 증가했다. 질병군 별로 보면 편도가 21.3%로 가장 많이 올랐고 탈장(14.1%), 수정체(10.1%), 자궁(9.5%), 충수(2.7%), 제왕절개(1.5%) 순이다. 항문 수술은 기존과 같았다.

심평원 통계를 보면 수가가 처음으로 인상됐음에도 지난해 수술 건수와 진료비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현실이 반영된 것.

수정체 수술과 편도 수술 종별 건수 증감률
특히 이비인후과의 편도 수술 분야는 수가가 21%나 올랐음에도 지난해 수술 건수와 진료비가 전년도보다 감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지난해 편도수술 건수는 2만3915건, 진료비는 345억1000만원으로 전년도 보다 수술 건수는 25.5% 줄었고 진료비는 15.1% 감소했다.

수가 인상으로 수술 한 건당 진료비가 2019년 123만원에서 2020년 144만원으로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수술 건수와 진료비가 모두 감소하는 현실을 비켜갈 수는 없었던 것.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박국진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외래 환자가 줄었으니 수술도 당연히 줄었을 것"이라며 "이비인후과의 어려움을 이미 대외적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에 정책적 가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시적이더라도 이비인후과 개원가에 대한 감염관리료, 강처치료 신설 등을 제안했다"라고 덧붙였다.

수정체 수술과 편도 수술 종별 진료비 증감률
다만, 안과 분야의 수정체 수술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지난해 수정체 수술 건수는 61만3849건으로 전년 대비 약 4000건 감소했지만 수가 인상 영향으로 진료비는 9.9% 늘어났다. 지난해 진료비는 6351억원이다.

특히 안과 개원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수정체 수술 진료비의 81%는 안과 의원이 차지하고 있었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은 수술 건수와 진료비 모두 13.1%, 24.7%, 14.9%씩 줄었다. 반면 지난해 의원급 수정체 수술 진료비는 516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5.5% 증가했다. 지난해 안과 의원 숫자는 1635곳이었는데 기관 한 곳당 약 수정체 수술로만 3억158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한안과의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진료비가 늘어난 원인으로 '고령화'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안과는 상대적으로 호흡기 질환 진료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술 건수가 줄긴 줄었다"면서도 "인구의 고령화로 백내장 수술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며, 그에 따른 영향"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종별로 나눠보면 의원급에서는 제왕절개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진료비가 상승했다. 수가 인상에 따라 수술 건수가 줄었더라도 진료비가 늘어난 것이다.

유일하게 수가 변동이 없었던 항문수술 역시 지난해 수술 건수는 23만7000건으로 전년보다 197건 소폭 감소했다. 의원에서 하는 항문 수술이 전체 수술 건수의 68%를 차지하는데, 이 건수는 지난해 16만1829건으로 3788건 증가했다. 진료비도 1578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이비인후과 영역인 편도수술 진료비도 수가인상 영향으로 의원급에서는 진료비가 전년 대비 약 4억원 증가했다. 다만 편도수술은 개원가보다는 병원급 이상,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시행한다.

한편,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직결되는 제왕절개 수술은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 지난해 13만7215건의 제왕절개 수술이 이뤄졌는데 전년도 보다 1만623건이 감소했다. 진료비도 지난해 3139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5.1% 줄었다. 의원급 진료비 역시 0.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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