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동의없이 임상 현장의 판단으로 폐 일부를 절제한 서울 굴지 대학병원 교수가 11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1부는 자신의 동의 없이 의사가 폐 일부를 절제했다며 해당 의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의 주장을 기각하고 11억원을 배상하라는 항소심 결과를 확정했다.
환자 동의없이 폐 절제 수술을 진행한 의사에게 11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이 내려졌다.
28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2016년 환자 A씨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폐 질환으로 흉부 CT 검사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환자에게 폐렴 진단을 내리고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흉부방사선검사, 기관지내시경검사 등을 시행했지만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이러던 중 병이 점점 악화되자 호흡기내과 의사는 폐 조직 검사를 제안했고 흉부외과 의사인 B씨에게 검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흉부외과 의사는 A씨에 대한 전신 마취를 진행하고 폐 조직 검사를 진행했고 원인을 악성 종양세포가 없는 염증으로 판단했다.
또한 이 염증이 지속적으로 넓어지며 폐 일부 기능이 떨어져 있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 임상 현장에서 즉각적인 판단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최종적인 조직 검사에서 A씨는 결핵으로 진단이 내려졌다. 그러자 A씨가 흉부외과 의사가 자신의 동의없이 폐를 절제해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환자 A씨가 폐 조직 검사조차 매우 우려가 많았으며 민감해 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절제술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의사측에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다.
또한 2심은 이러한 절제 과정에서 환자에게 절제술 가능성이나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한 적이 없으며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다만 책임 범위를 일부 제한해 1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11억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 흉부외과 의사와 병원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의 문을 두드린 것. 하지만 대법원은 1, 2심 재판부의 판단에 무리가 없다며 이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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