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성 노조위원장 "교수가 직접 임금·근로조건 결정 기틀" 의료원 측, 교섭 대표로 '학장' 내세우는 등 비협조 과제로 남아
국내 첫 교수노조 선봉에 선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최근 우여곡절 끝에 단체교섭을 성사시키면서 선구자의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의료원 즉 사측은 여전히 의대교수 노조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어 여전히 과제가 산적한 모습이다.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지난 4일 제1차 본교섭을 속개했다. 앞서 지난 7월 23일 첫 본교섭을 가졌지만 의료원 측이 교섭권과 체결권 분리 위임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단된 이후 다시 자리를 마련한 것.
이날 교수노조는 5가지 교섭원칙에 합의를 이끌었다. 합의 내용은 교섭은 매주 수요일 개최하며 교섭일자를 변경할 경우에는 최소 2일전까지 협의해 조정한다.
교섭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교섭 위원 중 간사 1인을 두고, 교섭 진행은 노사 간사가 상호 순번제로 맡기로 했다. 또 교섭 참관인은 노사 각 5인이내로 허용하고 참석 2일전까지 상호 통보 협의키로 했다. 교섭은 노사 각 과반수 이상의 교섭위원이 참여한다는 조건도 담았다.
일차적으로 교섭원칙을 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2차 교섭은 오는 18일 진행할 예정이다.
단체교섭안 내용은 크게 12개 장으로 총칙, 조합원 및 조합활동, 규정, 임금, 근무 및 휴가 휴직, 노사협의회, 조정과 중재 등 의대임사교수의 주업무인 병원 업무를 반영했다.
교수노조가 본교섭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노조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18년. 법적으로 노동조합을 인정받기까지도 난관이 많았지만 이후 본교섭까지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교수노조는 지난 4월 30일 교섭에 임하지 않는 사측에 단체교섭 요구서를 발송, 그로부터도 3개월 후 단체교섭이 성사되기까지 경기지방노동청에 2차례 진정서 제출과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끝없이 문을 두드렸다.
노재성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사용자 즉, 의료원 측의 비협조에 놀랐다"면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1차 본교섭을 마치긴 했지만 사측이 교섭 대표자로 임금 및 근로조건에 실질적 권한이 없는 학장을 내세우거나 팀장급 행정직원을 교섭위원으로 참석시키는 등 여전히 비협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정.
그럼에도 교수노조는 단체교섭은 중앙노동위원회가 개입을 해서라도 결국에는 이뤄질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섭을 이끌고 있는 노재성 노조위원장은 "2018년 의사노조를 시작해 단체교섭의 자리를 마련해 기쁘다. 교수가 스스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게된 점은 의료원 교수 전체가 기뻐할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 위원장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의료원 경영에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사내 복지기금 등을 설립해 교수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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