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고시 개정안 반대 입장 "간호사 마취 불가능 명시해야" 의사 위임 간호사 마취로 악용 다분 "시대 역행, 환자생명 경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마취 관련 전문간호사 업무영역을 규정한 고시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며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이사장 김재환)는 9일 '전문간호사 자격인증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에 대한 학회 입장'을 통해 "간호사가 마취진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 빌미를 줄 수 있는 개정안은 반드시 수정되어 악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마취를 포함한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규정한 관련 고시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 제3조 제2호(마취 분야) 가항에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지도 하게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마취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고시안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학회 측은 수술은 급격한 혈압 저하와 출혈, 심폐 부작용 및 호흡 곤란 등과 같은 심각한 의료 합병증이나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의료행위라고 환기시켰다.
의료법에 전신마취를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의료법(제24조 2)에 환자에게 마취 방법과 부작용을 설명하고 이를 제공하는 의사 성명을 기록하고 반드시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마취 변경도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학회는 2010년 대법원 판례(2008도 590 판결)를 들어 "마취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고위험 의료행위로 전문간호사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간호사가 단독으로 마취를 시행하거나, 간호사에게 마취를 위임하는 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 및 교사의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개정안은 의사 지시로 간호사가 마취진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모호한 규정은 환자 안전 뿐 아니라 시대에 역행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며 환자 선택에 심각한 침해"라고 우려했다.
이어 "복지부에서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의료법 준수와 의사 면허범위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로만 인정하겠다는 확언을 한 것은 분명히 환영한다"며 "그러나 간호사가 마취진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 빌미를 줄 수 있는 개정안은 반드시 간호사 마취는 불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수정되어 일부 집단에 의한 악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일부 이익 집단의 목소리와 경제적 논리만으로 만들어진 전문간호사 관련 고시의 올바른 개정을 통해 건전한 의료와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환자안전을 침해하는 그 어떤 시도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복지부의 개정안 수정을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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