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TNF 억제제 미반응 환자에만 사용 제한 IBD 분야 대체재 확보…류마티스 치료 위축 불가피
미국 FDA가 류마티스성관절염 치료제인 토파시티닙(상품명 젤잔즈) 등 3개 성분에 대해 중증 심질환, 혈전 및 사망 위험 증가 내용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처방 변동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토파시티닙의 경우 염증성장질환(IBD)에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만 소화기내과에선 안전성을 확보한 다른 약제 옵션이 있다는 점, 환자 특성에 따라 처방 용량이 다르다는 점에서 진료과별로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 FDA는 JAK억제제인 토파시티닙의 안전성 관련 대규모 임상 결과를 근거로 심장마비나 뇌졸중, 암, 혈전, 사망 등의 위험이 증가를 확인, 토파시티닙을 포함한 동일 기전의 바리시티닙 및 유파다시티닙 성분에도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FDA는 3개 성분 제제에 대해 박스 경고를 통해 중증 심질환, 암, 혈전, 사망의 위험을 추가하고 해당 제제 복용 개시 또는 지속 시 환자의 유익성·위해성을 고려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특정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사용을 제한할 예정이다.
식약처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 외 허가현황 및 사용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 시 허가사항을 변경하고,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특정 환자에게만 사용하기를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TNF 억제제 미반응 환자에게만 투약하게 하는 등 처방 축소가 불가피함을 알린 것. 진료과별 온도차는 대체 약제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 등의 치료에 토파시티닙을 사용하는 소화기내과의 경우 큰 타격은 없다는 분위기다.
김태오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혈전 등의 위험 증가 이슈는 수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미국 소화기 쪽의 가이드라인은 토파시티닙을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특정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2차 약제로 허가된 반면 한국에선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심혈관 이슈 발생 가능성이 알려진 뒤부턴 처방 시 유익성, 위험성을 고루 평가해 처방했다"며 "따라서 이번 FDA 경고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염증성장질환 분야에선 토파시티닙을 대체할 만한 좋은 옵션들이 있다"며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킨텔레스는 1차 약제로, 스텔라라는 2차 약제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개인의 특정 선호도가 아니라면 토파시티닙을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FDA의 경고는 특히 일 20mg 이상 고용량 복용자에서 주로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IBD 분야는 초기 치료에 일 20mg을 사용하지만 보존, 유지 요법으로는 5~10mg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
반면 류마티스관절염 진료과에선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고용량 처방이 필요한 고령환자들이 많은 데다가 TNF 억제제는 단백질 성분상 시간의 경과에 따른 항체 생성 및 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수가 증가할 수밖기 때문이다.
류마티스학회 관계자는 "진료과 특성상 류마티스 환자들은 고령자들이 많고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사례가 있다"며 "TNF 억제제는 항체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효과가 유지되는 건 짧으면 1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이 지나면 적게는 30%의 환자들이 다른 약물로의 스위치를 생각해야 한다"며 "기존 약제는 주사제 형태였지만 해당 3개 약제는 경구제라 임상 현장에서 효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효과와 선호도 측면에서 경구형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치료에 중요한 옵션"이라며 "의료진이 위험성과 혜택을 평가해 약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특정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허가 사항을 변경한다면 치료 대응 방법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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