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내과 연구진 분변이식술로 해결 가능성 사례 보고 두명의 환자통해 사망 위험도 감소 경향 확인...추가 연구 필요
일부 질환에서의 증상 개선 등 가능성 검증 단계에서 머무르던 장내 미생물의 활용이 학문 영역에서 활발히 검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임상적 치료 영역에서 분변이식을 접목한 증례가 보고된 데 이어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 제고 방안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지목되는 등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충남대병원 내과 연구진이 참여한 장의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에 대한 분변이식술(FMT) 증례 보고가 이달 발간된 내과학회지에 게재됐다(doi.org/10.3904/kjm.2021.96.4.358).
최근 학계는 장내 세균의 균형 및 불균형이 각종 질환의 유발과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해 왔다. 유산균 등을 활용해 질환 개선 및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미국소화기학회(ACG)도 치료 지침에 이를 반영한 바 있다.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총칭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장염은 물론 자폐와 같은 뇌 행동 발달 장애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비재발 사망률과 연관된 중요한 합병증으로 꼽히는데 문제는 재발이 잦고 기존 약제 투여로 완치가 어려운 환자가 다수 있다는 점.
연구진은 대변미생물무리이식을 통해 장의 미생물 무리를 복원함으로써 장의 이식편대숙주병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실제 이식술 이후 예후를 추적해 효용성을 살폈다.
첫 번째 증례는 43세 남자로 형제로부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메틸프레드니손을 2mg/kg 용량으로 2주 동안 투여해도 설사의 횟수 및 양의 호전이 없어, 추가로 일 2회 록소리티닙 5mg 경구 투여 요법을 3주 이상 지속했지만 개선이 없었다.
연구진은 조혈모세포이식의 기증자인 환자의 여동생으로부터 대변미생물무리이식을 시행했고, 이후 설사의 양과 횟수 및 복통 감소를 관찰했다.
대변미생물무리이식 후 28일째 미생물무리의 다양성이 정상으로 회복됐고, 이식편대숙주병이 완전히 호전돼 록소리티닙 및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한 후 현재까지 약 12개월 이상 백혈병 및 이식편대숙주병의 재발이 없이 지내고 있다.
두 번째 환자는 70세 여자로 첫번째 증례와 비슷하게 조혈모세포이식 후 메틸프레드니손과 록소리티닙을 같은 용법으로 투여해도 설사 및 혈변의 호전이 없어 조혈모세포이식의 기증자였던 아들로부터 대변미생물무리이식을 시행했다.
이식 후 환자는 설사와 혈변의 양과 횟수가 호전되고 미생물무리의 다양성이 회복되는 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72일째 곰팡이 폐렴 발생으로 사망했다.
연구진은 "최근 장내 미생물무리의 변화가 이식편대숙주병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며 "136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 약 2~3주가 경과한 시점에서 환자의 대변을 분석했을 때, 장내 미생물무리의 다양성이 평균보다 높은 환자들은 사망의 위험도가 0.75배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 증례보고에서는 한번의 이식으로도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적절한 횟수에 대한 합의가 없어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에 발생하는 장의 스테로이드 불응 및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의 치료 방법으로 대변미생물무리이식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반응률이 낮은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살핀 연구가 올해 사이언스지에 발표되며 관심을 끈 바 있다(DOI:10.1126/science.abf3363)
면역관문억제제는 다양한 암종에서 획기적인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효과적인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암종 별로 다르며, 그 효과도 30% 미만으로 나타나 반응률 제고 방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와 관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는 "미생물과 인간 질병과의 상관관계뿐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와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연관 관계에 대한 전임상 및 임상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PD-1 억제제에 반응을 보인 흑색종 환자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PD-1 억제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16명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분변이식과 PD-1 억제제 투여한 전향적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며 "16명 중 15명에서 반응평가가 이뤄졌고, 3명에서 부분 반응, 3명에서는 안정병변을 보였는데 효과가 12개월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중 반응을 높은 장내미생물은 퍼미큐티스(Firmicutes)와 액티노박테리아(Actinobacteria)였고, 반대로 박테로이데테스(Bacteriodetes)는 반응억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군과 비반응군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달랐으며, 반응률이 높은 환자의 분변을 마우스 및 반응률이 낮은 흑색종 환자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관문억제제의 저항성 극복이 관찰됐다"며 "현재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하는 임상 연구들이 진행 중으로 그 결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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