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책으로 리캡(Re-Cap) 규제 대신 용량 제한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회용 제품에는 뚜껑을 다시 닫을 수 있는 구조의 리캡 형태의 용기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지만 리캡 금지 시 각 제약사마다 새로운 용기 생산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식약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책의 일환으로 0.5ml 초과 용량 점안제를 허가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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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복지부는 일회용 점안제의 재사용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회용 품목은 총 함량과 관계없이 동일한 약가 적용을 결정한 바 있다.
일회용 점안제는 크게 ▲0.3~0.45ml ▲0.5ml ▲0.6~1.0ml 용량으로 나뉜다. 한 방울의 점안 용량이 0.04ml인 점을 감안하면 0.3~0.45ml 용량으로도 10방울 정도의 점안이 가능해 0.5ml 미만이 '일회용'의 의미에 가장 부합한다.
문제는 동일 약가 적용에도 불구하고 0.8~0.9ml와 같은 고용량 품목이 인기를 끌면서 제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저용량 품목을 생산할 유인 기전이 없었다는 점. 이에 일각에서는 재사용을 부추기는 리캡 형태의 포장을 원천 금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실제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최도자 의원은 "2016년 일회용 점안액의 재사용를 문제를 지적했는데 여전히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을 막기 위해 리캡 사용을 시정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이의경 식약처장은 리캡 금지 등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지만 정작 식약처가 근절책으로 꺼내든 건 용량 제한 카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작년 점안제 안전관리 방안 정책연구를 통해 일회용의 의미에 부합하는 적정 용량을 0.5ml 이하로 정했다"며 "이를 의약품의 품목허가, 신고, 심사 규정에 반영하는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시 개정 이후에도 재사용이 근절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뚜껑을 다시 닫을 수 있는 구조의 리캡이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의 주범인 까닭에 용량 제한만으로는 재사용 근절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0.5ml 용량만으로도 10방울 이상 점안이 가능해 재사용을 막기 위해선 용량 제한이 아닌 리캡 금지가 더 적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 개봉하면 다시 뚜껑을 닫을 수 없는 구조인 논리캡(Non Re-Cap) 용기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들은 적은 편"이라며 "굳이 리캡을 규제하지 않는데 제약사들이 기존 생산 설비를 두고 돈을 투자해 논리캡 설비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확실한 점안제 재사용 근절책은 리캡 금지령"이라며 "이를 알면서도 용량 규제로 가닥을 잡은 건 아무래도 논리캡 생산 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다수의 제약사들의 반발을 고려한 게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안과의사회 관계자는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 점안제의 사용 빈도와 필요한 점안 양에 차이가 있다"며 "심한 안구건조증을 가진 환자들은 뻑뻑한 이물감 때문에 고용량 점안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적인 용량 제한은 제도 취지인 반복 사용을 막는다는 데 부합하지도 않는다"며 "재사용이 문제라면 재사용을 부추기는 리캡 금지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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