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회 등 3개 학회 "일선 의료 및 방역인력 한계 직면" "일시적이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즉각 시행해야"
대한감염학회 등 3개 학회가 현재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일시적이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의료 대응 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코로나19 유행 감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위중증 환자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체계의 대응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며 "만약 이런 국면을 전환할 강력한 정책이 적시에 발표되고 실행되지 않는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 학술 단체로서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성명서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6주간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1월 첫 주 2000명대를 유지하던 일평균 확진자 수는 12월 2주 차 6000명 대로 3배 이상 급증했으며, 12월 7일 이후 연일 7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학회는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의 핵심 지표로 제시한 중환자 병상가동률도 수도권 90%에 도달해 사실 상 포화 상태"라며 "현장의 의료대응 및 방역역량은 빠르게 소진돼 일선 의료와 방역인력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요양시설 등에 많은 수의 병상 대기자가 존재하고,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의 병동에서 증상이 악화된 위중한 환자를 상급 의료기관에 전원 하는 과정도 원활치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현장의 많은 정보들은 초과 사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현실을 증언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6일 정부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등의 조치를 발표했으나 전체적인 대책의 강도가 낮고, 이동량 감소 등의 객관적 지표로 이어지지 않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학회 측의 판단.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 발생까지는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며 즉시 유행 규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곧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을 초과하는 중환자 발생으로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비상조치의 조속하고 의미 있는 시행 ▲백신 접종 신뢰 확보 및 접종 활성화 대책 마련 ▲지속 가능한 대응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학회는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유행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은 이미 단계적 일상 회복 계획에 포함돼 있으며 국민과의 약속이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은 방역과 일상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으로 어느 한 방향으로만 추진될 수 없으며, 지금은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멈춤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학회는 "긴급 멈춤을 통해 유행 증가속도를 억제하고 확진자와 중환자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의미 있는 대책을 추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시적으로 강력히 시행하고 이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인 보상을 실시해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신뢰 확보 방안으론 이상반응 정보 공개 및 소통 노력을 꼽았다.
학회는 "백신 접종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대응의 가장 중요한 보호 수단이다"며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시간에 따른 2회 접종 효과의 감소,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에 따른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접종의 효과와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코로나19 유행 대응은 매우 역동적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 아래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의료대응 및 방역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확한 현장 정보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보다 체계적인 틀 안에서 정부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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