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국내 보건‧의료 및 제약 업계에도 비대면 진료를 주제로 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원격의료'라는 틀에 갇혀 발전이 더뎠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비로소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대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그동안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술 개발을 힘써왔던 '선구자'도 새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가톨릭의대 소속으로 아이쿱(iKooB) 대표를 겸직 중인 서울성모병원 조재형 교수(내분비내과, 52)다.
2011년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아이쿱'을 창업한 지 12년. 그 동안 그의 머릿속에만 들어있던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닥터바이스(Doctorvice)'가 오는 상반기 본격적인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닥터바이스가 의사가 보는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에서 출발해 환자까지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를 만나 출시를 앞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에 대해 들어봤다.
10년 넘는 시행착오 끝에 성공 '눈앞'
닥터바이스 플랫폼은 병원 내·외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환자 데이터를 융합해, 진료 시 의사에게 개인 환자의 건강 차트를 제공하는 '디지털 진료 지원 플랫폼'이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사업 참여자(의사·환자) 모두가 의료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데이터 주체(환자)동의를 통해 의사 진료 활용을 지원한다.
플랫폼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의사 대상 진료지원 시스템 '닥터바이스 클리닉', 환자 건강관리 전용 '닥터바이스 케어', 환자의 데이터를 의료진에게 연결하는 '닥터바이스 랩'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의사 대상 '닥터바이스 클리닉'은 진료를 보는 환자 개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진료 및 교육 그리고 2500여 개 질환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닥터바이스 케어는 환자의 진료 순응도 향상과 효과적인 자기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앱이다. 만성질환자는 개인건강데이터(PHR) 기록을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서비스가 '닥터바이스 랩'으로 조재형 교수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환자 개인의 자가 진단 기기와 의사의 EMR을 연동하는 중심 플랫폼이 바로 그것. 해당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수집, 통합, 관리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다.
이 같은 '닥터바이스'가 본격 서비스에 돌입한다면 조 교수는 '유튜브'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들을 포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닥터바이스를 활용하는 의료기관이나 환자 대상 '사용료'가 수익모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에 시스템을 탑재하려는 기업들에 일종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사업 목표다.
조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지만 국내 의료 체계 상 3분 진료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닥터바이스는 결국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 진료를 지원해주고 이를 통해 환자가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닥터바이스 운영 체계 속에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해 환자와 의사들에게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라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처럼 닥터바이스안에 서비스를 올려 놓겠다는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병‧의원 점유율 1위 'EMR'과 연계
아이쿱은 2011년 설립 이후 지난 2021년이 가장 큰 격변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GC녹십자홀딩스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 유비케어로부터 지분 33%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ales and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하며 과감한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유비케어의 경우 '의사랑'으로 대표되는 의원급 의료기관 EMR 시장을 개척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힌 기업이다. 실제로 아이쿱에 따르면, 유비케어의 의원 EMR 시장에서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전체 3만여개 병‧의원 중 절반인 1만 1500개소가 의사랑을 포함한 유비케어 EMR을 쓰고 있는 상황.
조 교수는 유비케어의 협력이 닥터바이스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들이 보유한 EMR과 닥터바이스 연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 진료의 시작점이 바로 EMR이라고 보고 있는 것. 시장 점유율 1위인 유비케어와 협력하면서 의사랑에 닥터바이스 시스템 탑재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의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밑바탕이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교육한 자료를 EMR에 넣을 수도 있고 닥터바이스 플랫폼을 통해 의사가 환자에게 교육 자료를 추천하는 진정한 의미의 '의사와 환자의 연결'이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
조 교수는 "당뇨병을 진료하는 의사로서 진료를 볼 때 환자보다는 EMR을 보게 된다. 실제 환자의 모습보다는 EMR에 들어있는 환자 차트를 먼저 보는 셈"이라며 "다만 현재까지는 의사의 상담 내용을 환자에게 자세하게 보내줄 여력이 없다. 3분 진료의 벽에서 자세한 상담은 커녕 교육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EMR에 닥터바이스가 탑재된다면 의사가 환자에게 교육한 내용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진정한 '연결'이 가능해진다"며 "의사는 닥터바이스로 환자가 그동안 자가 진단 기기로 축적한 자료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플랫폼에 등록된 인공지능 기술 접목 앱을 이용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약을 중단 또는 지속할지도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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