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비롯해 애플펜슬이나 에어팟, 심지어 이들 기기를 충전하는 충전기도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무력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켓 주머니 등에 아이폰을 넣고 다니거나 셔츠 앞주머니에 에어팟 등을 보관할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심장학회지(Circulation)에는 휴대용 전자 장치가 ICD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제됐다(10.1161/CIRCEP.121.010646).
지금까지 일부 연구를 통해 핸드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가 ICD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와 어느 정도 접촉했을때 위험이 높아지는지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스위스 바젤의과대학 스벤(Sven Knecht, D.Sc)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연 어떤 제품이 어느 정도까지 접촉했을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 제품군과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대상으로 ICD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폰의 경우 자기장, 즉 본체가 1인치(2.54cm) 안에 있을 경우 이식된 ICD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비단 이같은 위험이 핸드폰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제품군, 즉 애플펜슬이나 에어팟, 심지어 이들을 충전하는 충전기도 ICD에 영향을 줄 만큼 자기장 강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실제로 애플펜슬이나 에어팟 등도 0.78인치(약 2cm) 안에 접촉할 경우 ICD 작동을 무력화 시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서페이스에 사용하는 펜슬도 1.14인치(약 2.9cm) 안에 있으면 자기장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벤 교수는 "최신 휴대용 전자 장치는 대부분이 자석을 포함하고 있고 여기서 나오는 자기장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ICD를 순식간에 무력화 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비단 핸드폰 뿐 아니라 다양한 부속기기 등도 이러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들은 심장병 환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거리로 아이폰과 애플펜슬은 0.31인치(약 0.8cm)로, 서페이스 펜과 에어팟, 에어팟 충전기 등은 0.71인치(약 1.8cm)로 제시했다.
즉 일상적인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켓 안주머니에 핸드폰 등을 넣고 다니거나 셔츠 앞주머니에 에어판이나 핸드폰을 넣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벤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셔츠나 재킷 주머니에 이들 기기들을 넣고 다니는 것"이라며 "또한 쇼파나 침대 등에 누워서 기기를 사용하다가 가슴 부근에 놓고 잠들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국심장학회도 ICD를 삽입한 경우 반대쪽 귀를 통해 휴대폰을 활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심장병 환자들이 이러한 위험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주치의가 주의를 권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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