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까지는 확진자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1월 말 김부겸 총리
3월 16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명을 넘어섰다. 10만명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 같다던 예상이 불과 한달 보름만에 보기 좋게 빗나간 것.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지속적으로 '다음 주가 정점'이라던 예측도 사실상 아무말 대잔치로 끝났다.
14일 기준으로 보면 더 민망하다. 전세계 신규 확진자 136만명 중 35만명이 한국에서 발생, 국가별 신규 확진자 수에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 16일 WHO 역시 한국을 두고 지난주 신규 확진 세계 1위라고 보고했다. PCR 검사 등을 통해 확인된 감염자만 집계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얼마나 더 많을지 모른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던 K-방역이 머쓱한 상황이 됐다는 뜻.
물론 정부도 변명거리는 있다. 변이의 발생은 그 감염 규모, 증가 속도를 추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전망치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급증한 감염자를 두고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문제는 과오와 성과에 대한 태도의 간극이다.
K-방역은 개인의 통제를 우선한 정책 속성상 국민들의 희생없이는 완성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국민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만큼 K-방역의 주역에는 누구보다 의료진과 국민이 우선순위로 올라가야 한다.
의무화에 준하는 접종 및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빛을 발하던 때 정부는 방역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K-방역 국제표준화와 같은 홍보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방역은 너무 잘해서 질문이 없는 것이냐"는 겸연쩍은 셀프찬사도 늘어놓은 바 있다.
그간 국민들이 K-방역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70%의 접종률만 기록하면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현재 2차 접종률은 86.6%, 3차 접종률도 63.1%에 달하는데 주변에선 접종자의 감염 사례가 드물지 않은 일이 됐다. 지금으로선 80~90%에 육박한다던 백신의 예방률도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
신규 감염자는 속출하는데 K-방역 홍보에 열을 올리던 만큼의 열의는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왜 집단면역에 실패했는지, 접종자의 돌파감염이 빈번한 이유나 정점의 예측이 지속적으로 빗나간 이유에 대해 속시원히 해명을 들은 바 없다. 아니 확진자가 세계 1위로 치솟은 책임을 국민 탓으로 돌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 할까.
정권 교체가 예고된 마당에 사실상 방역을 방치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셀프찬사를 늘어놓던 정부가 작동 불능의 K-방역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62만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을 때 뉴욕타임즈는 한국이 코로나19의 정점에서 집단 무관심을 만났다고 언급했다. 국민들의 방역 협조는 일종의 자원이다. 그 자원은 착취되고 결국 고갈됐다. 지금의 집단 무관심은 정부의 '성과 체리피킹'에 대한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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