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성패는 일차의료 강화와 지불보상 제도 개편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의학과 오주환 교수는 10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 주관 '2022 보건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윤정부의 보건의료체계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오주환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체계 개혁 성과와 한계를 통해 보는 새정부의 개혁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윤정부의 시작점은 문정부 동안 진행된 개혁 결과와 개혁시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없었던 이유로 남은 결과들이 모여 있는 결절점"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먼저 보장성 강화 정책의 미비한 조치를 지적했다.
오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문정부에서 모든 질환으로 확대했다. 줄어든 본인부담은 환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은 과밀화로 인한 서비즈 질 저하와 환자안전 사고 증가, 만족도 저하 등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차의료기관은 이용자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비급여 서비스 추가 개발과 수가 인상 요구 등 자구책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 효율성을 높이는 대응방안을 제시한지 못한 채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정부의 보건의료 개혁 과제로 일차의료 강화와 지불보장제도 개편을 제언했다.
오 교수는 "분업과 협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재정적 이득이 더욱 커져야 보건의료 개혁이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에선 난이도가 높지 않은 환자의 방문을 자제시키고, 일차의료기관에 돌려보내야 한다. 일차의료기관은 충분한 설명과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진료범위와 건강관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화나 화상접촉, 재택방문진료를 포함한 환자의 건강 문제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접촉하는 편의성 높은 접촉방식이 필요하다며 일차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와 방문진료 활용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은 항상 난이도 높은 환자만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의 지불보상체계에서는 이렇게 활용하면 양 기관(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 모두 손해가 발생하거나 지속가능한 재정 상황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료량 중심의 인센티브 체계는 불필요한 서비스 제공시간을 늘리게 만들어 갈수록 바빠지나 환자의 건강 향상으로 모두 전환되지 못할 뿐 아니라 시술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양에서 질로 인센티브가 전환된 환경은 덜 바쁘고, 더 적은 착오, 더 적은 법적 분쟁으로 이끌어 더 나은 진료와 연구, 휴식 환경을 가져다 준다"고 단언했다.
지불보장 제도 개혁은 정부에게도 이득이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이 공동 책임으로 환자를 관리한다면 정부와 보험자는 소요될 재원을 사전에 예측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보험기관은 재정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잉진료 심사 삭감의 업무 비중을 의료서비스 질 평가로 옮겨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윤정부 의료취약지 상급병원 매칭 높게 평가 "정부 지원 아끼지 말아야"
그는 윤 정부의 국정과제인 의료취약지 국립대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 매칭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
오 교수는 "윤정부의 의료취약지 개선을 위한 국립대병원 혹은 상급종합병원 매칭을 통한 시스템은 현실적인 개선을 일으킬 좋은 조건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취약지에 대한 제도변화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 정부는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환자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팬데믹 대응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팬데믹 대응 성과는 유실했고, 보장성 성과도 충분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고 규정했다.
오주환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에서 풀어보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거나, 해결시도를 하지 않은 오래된 보건의료 문제를 물려받았다"면서 "문제를 풀어나갈지 정치적 의지가 충분하다면 문정부의 한계를 뛰어 넘어 보건의료 분야 개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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