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김승희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났지만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조용하다.
12일 국회 및 의료계에 따르면 윤 정부는 차기 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복지부 장관직이 후보자의 무덤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윤 정부가 러브콜을 보내는 인사마다 한사코 고사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후보로 지명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의 경우 자녀 의과대학 입학 특혜 논란을 시작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혹독한 검증과정이 전국민에게 공개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선 장관직 출마했다가 자칫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일선 대학병원 한 교수는 "대형병원 의료원장 출신 등 복수의 거물급 인사들이 연락을 받았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서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자 낙마가 결정되면서 이 같은 맥락에서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고 덧붙였다.
의사출신 후보자와 동시에 유력한 후보군이었던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도 김승희 후보 자진사퇴를 지켜보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
국민의힘 김미애, 이명수 의원, 이종성 의원 등 일부 거론이 되고 있긴 하지만 정치자금법 허들을 넘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일부 초선 의원이라면 몰라도 상당수 정치자금법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라며 강도높은 검증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관료 출신. 최근 복지부 김강립 전 차관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당초 윤 정부 초기에 세웠던 인사 원칙 중 하나가 문재인 정권 당시의 정무직은 두지 않겠다고 정한 바 있다.
특히 앞서 유력한 복지부 장관 후보였던 김현숙, 안상훈 카드까지 이미 다 쓴 상황. 김현숙 교수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안상훈 교수는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으로 각각 임명하면서 쓸 수 있는 인사 카드가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복지부 장관을 두고 장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
국회 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있어 복지부 장관직 공석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만큼 빠르게 진행할 의지는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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