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원 20명 이상 근무하는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면서 의료기관도 해당 범주에 들어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 직원이 50인 미만이라면 내년 8월 18일까지는 휴게시설 설치를 마쳐야 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8일부터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제도 시행을 알리고 10월까지 특별지도기간을 갖고 휴게시설 설치 준비 및 이행상황을 점검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상시 근로자가 20명 이상 이거나 취약 직종 근로자를 2명 이상 고용한 10인 이상 사업장은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여기서 취약직종은 전화상담원, 돌봄서비스 종사원, 텔레마케터, 배달원,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아파트 경비원, 건물경비원 등 7종이다.
휴게시설은 최소면적 6㎡(약 1.8평),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 2.1m 이상을 갖춰야 한다. 온도는 18~28℃ 수준 유지(냉난방 구비), 습도(50~55%) 및 조명(100~200Lux)을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하고 환기도 가능해야 한다. 의자를 비롯해 마시는 물도 제공해야 한다.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1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휴게시설 설치 관리 기준을 준수하지 않아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 직원이 50인 미만인 의료기관은 휴게시설 설치에 필요한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를 내년 8월 18일까지 유예한다.
고용노동부는 10월까지 특별지도기간을 운영하며 기업의 휴게시설 설치 준비 및 이행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에 휴게시설 관련 전담감독관을 지정하고 휴게 환경이 취약한
건설현장, 청소·경비 직종 종사 업종 등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한다는 계획이다.
특별지도기간에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먼저 사업주에게 개선 계획서를 받고 휴게시설 설치를 위한 시설공사 등에 필요한 시정기간을 부여한다.
고용노동부 발표가 나옴과 동시에 노동계에서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대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의 휴게시설 운영 실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 시설노동자 등은 휴식공간이 없고 시설노동자 휴게실은 지하에 있어 매우 어둡고 비좁으면 탈의실을 겸해 사용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휴게시설 의무화의 근거인 산업안전보건법은 1년 전에 개정됐지만 시행령으로 법 개정 취지를 완전히 무력화 하고 있다"라며 "휴게시설 설치 관리 기준은 법 시행 직전에 만들어져 현장에서 준비할 시작이 부족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법 적용 대상에 빠져 노동자 건강권 보호에 한계가 크다"라며 "50인 이상 사업장은 전체의 1.8%에 불과하고 전체 사업장의 98%는 시행령을 어겨도 1년간 과태료 부과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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